미치지 않고서야 - 일본 천재 편집자가 들려주는 새로운 시대, 일하기 혁명
미노와 고스케 지음, 구수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미노와 고스케. 똘기 가득한 일본 모 출판사 직원. 이 사람은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말을 듣지 않는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한다. 부자이긴 한데, 무슨 수로 돈을 벌었는지 잘 모르는 갑부와 출판을 하는가 하면, 거의 대필하다시피 글을 써주고는 대놓고 사람들에게 '그 책은 사실 ** 씨가 아니라 내가 거의 대부분 썼다'라고 밝힌다. 그리고 출판사 직원으로 in 도쿄에서 살려니 너무나 돈이 부족해 회사에 양해도 구하지 않고 멋대로 부업 전선에 뛰어들기도 한다. 나중에야 회사에 말해서 '다른 일로 돈을 번다'고 밝힌다.



이런 일은 그냥 약과다. 보통 회사원이라면, 하지 않을 짓(?)을 미노와 고스케는 그런 짓만 골라 하고 다는 것처럼 보인다. 편집자이면서 저자 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독자 앞으로 나와 말하고, SNS 활용을 활용하고, 지방 강연을 다닌다. 벌린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그가 회사에서 잘리지 않고 계속 고용된 이유는?



그만큼 그가 하고자 한 일은 확실히 하기 때문이다. 책 초반에 저자가 대학 다니고,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술 좋아하는 한량처럼 사고나 치고 다녔다고 말하는데 그런데 출신 대학을 보니 '와세대'다.... 한량처럼 놀고 다녀도 뭔가 해야 할 것이 있으면, 뭔가 끝장을 보고야 마는 그런 성격인 사람.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 그렇다. 자신이 꼴통처럼, 출판계 사람이라면 아무도 하지 않을 짓(?)을 하고 돌아다니지만 항상 회사에 수입으로 연결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성장 발판으로 삼는다는 것. 약속을 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고, 때로는 과감하게 포기할 것은 포기한다고 한다. 또 승부사의 기질도 있다. 아무도 편집자가 SNS로 책 홍보를 하지 않을 때 미노와 고스케는 활발하게 SNS를 활용했다. 이제는 다른 출판사들도 SNS 활용은 기본이 되었다.



그러니까 미노와 고스케는 일본 출판계의 트렌드세터라고 할 수 있다. 진짜, 이 사람만큼 편집자가 책이나 SNS에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어쨌거나 이 사람은 어떻게 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있는지 잘 아는 사람이고,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까지 미리 생각해 남들보다 먼저 움직이고, 자기 자신을 증명해 내는 사람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뭐랄까. 편집자로서의 에세이 같기도 하고, 자서전 같기도 하면서 자기 계발서 같다. 이 책 마지막에도 그가 말한다.



(...) 나는 '히트 메이커' 취급을 받는다. 좋은 아이디어를 전혀 내지 못해도 회의에서는 '역시 미노와 씨'라는 말을 듣고, 많은 훌륭한 저자에게서 "미노와 씨가 편집해주면 좋겠다"라는 제안을 받는다. 아주 고마운 일이지만, 그 시점에서 내 부패는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편하다는 것은 도전하고 있지 않다는 뜻, 성장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 그렇기에 이 책에 쓴 것과는 지금 이 순간 이별하고, 나는 완전히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만 한다. (...) 지금까지와는 다른 발상으로 다른 규모의 일을 한 후 그 경험을 겐토샤와 뉴스픽스에 크게 돌려주고 싶다. 변화를 멈춘 시점에서 나라는 인간의 가치는 없다. (281-283)


마음을 다잡는 글 같았다. 막 뭔가 독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뭔가를 하도록 독려하던 표현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들 아니었을까. 초심 혹은 뭔가 성공했을 때 그 감정을 잊지 않도록 자신에게 주입하는 것.



여기서 내가 얻을 건 많았다. 동기 부여와 본받을 점도. 내가 저자처럼 산다면, 내 인생이 얼마나 달라질까. 생각이나 말만 하지 말고, 생각한 바 말한 바 주저 없이 할 것. 그래야 변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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