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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
필리프 J. 뒤부아 외 지음, 맹슬기 옮김 / 다른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조류학자와 철학자가 함께 쓴 글. 새들의 행태를 보고 인간의 어리석음이나 무지를 일침 하는 글도 있고, 새들의 짝짓기, 양육, 일생 등을 글도 있다. 나 개인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어리석음을 지적하는 글보다는 그냥 새들에 관한 글이 좋았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도, 티비 다큐멘터리에서 본 새들의 행동 양태가 흥미진진하고 재밌어서 좀 더 새에 대해 알고 싶어서 본 거니까. (인간의 어리석음은 굳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그냥 나 자신의 일기장만 보아도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잘 알 수 있다 ㅋㅋ)

새들은 자연계에서 드물게 1부 1처제를 많이 유지한다. 모든 새들이 바람 한 번 안 피우고, 배우자와 알콩달콩 새끼를 키우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그러하다고 들었다. 그 이유는 새들도 인간처럼 살기 위해 어느 정도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란다. 새들은 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먹이 잡는 법도 배워야 한다. 이를 가르쳐주기 위해선 새끼가 날 수 있을 만큼 클 때까지 부모 새가 새끼 새를 키워야 한단 의미이며,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중요한 만큼 많이 낳아 기르는 전략보다는, 소수의 알만 낳아 부모가 애지중지 키우는 전략으로 진화했다. (현재 인간도 의료와 위생이 급격히 발달해 유아 사망률이 감소하자 오히려 더 출산율이 낮아지는데 이는 자녀 생존율보다 자녀의 교육에 더 힘을 더 쓰겠다는 걸 의미한다)
새는 인간과 많이 다른 존재지만 자녀 양육에 대한 태도나 배우자에 대한 태도가 비슷해서 오래전부터 인간에게 새들은 흥미의 대상이자 배움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 이런 이야기들이 이 책에도 많이 실려 있다. 알고 있던 내용도 있고, 처음 듣는 재미난 이야기도 많았다.
어쨌든 제일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가 스쳐 지나가듯 말한 부분이지만 새들이 '단호'하다는 것이 좀 인상 깊었고 내가 새에 대해 철학을 한다면, 제일 가슴에 새기고 싶은 면이었다. 새끼와 배우자 새에게 최선을 다해야 할 땐 최선을 다하고 그만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단호하게 뒤돌아 보지 않고 자기 길로 가는 모습 정말 멋있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 단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