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감력 수업 - 신경 쓰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우에니시 아키라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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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죽다 살아났다. 심한 감기 몸살에 걸려버렸던 것. 감기 몸살 걸린 이유는 알 것 같다. 몇 주 동안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잠도 잘 못 잤다. 그러다 어제 당일로 서울에 갔다 왔다. 잠을 4시간 자고, 새벽에 일어나 기차를 탔으니, 면역력이 떨어질 만도 하다. 기차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데, 폐쇄적이다. 밀폐된 곳에 많은 사람이 있으니 공기의 질은 나빴을 것이다. 올라가는 기차에서부터 상태가 이상했다. 점점 머리가 아팠고, 어디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 처음엔 그냥 전날 잠이 부족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서울에 도착해서 회의실에 앉아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머리가 터질 듯 아프고, 코에선 물 같은 콧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너무 거침없이 흐르길래 처음엔 코피인 줄). 몸은 으스으스, 뼈마디가 산산조각 날 듯 쑤시고 팠다. 이후로 기억이 잘 안 난다. 어떻게 마치고, 어떻게 역에 갔는지, 또 어떻게 기차를 타고 왔는지. 비몽사몽. 밤에 부산에 도착해, 겨우 문 열린 약국에서 몸살 감기약을 사 먹고 나니 그나마 살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욱신욱신 아프다.


스트레스, 고민, 부족한 잠. 게다가 1주일 정도 내 생활 패턴은 완전히 무너졌었다. 그래서 몸이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근데 어디 다친 것도 아닌데 몸살이 걸리면 왜 아픈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감기 몸살에 걸렸을 때 느끼는 통증은 원래 인간이 느껴야 하는 통증인 걸까, 삶의 무게인 걸까. 건강할 땐 인식하지 못하다가 왜 면역력이 무너지면 느끼게 되는 걸까.


그동안 내가 예민한 거 같다고 느꼈다. 그래서 감기 몸살 걸리기 전에 이 책도 읽었다. 『둔감력 수업』


나 같이 예민하고 민감한 사람을 위한 책이다. 조금 둔감해지면 삶이 편안하고, 행복하다는 책.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는 잘 안되는 말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날 선 마음을 둔감하게 만들려고 한다. 노력해 본다.


둔감해진다는 것은, 바보 같아져라는 말이 아니다. 날을 뾰족 세우고 모든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진 말라는 뜻하다. 진짜 매진해야 할 것에만 집중해 매달려라고 한다. 그 외의 사람들의 말, 사람들의 시선은 무시하거나 둔감해지라고 한다. 그러면 삶이 홀가분해진다고, 좀 더 행복해진다고. 쓸데없는 것에 둔감해지면 지금 내려야 하는 판단에, 결단력도 높아진단다. 보다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세상만사 내 뜻대로 되는 건 없으니, 이런 일에 스트레스받기보다는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둬도 된다고.


과연 맞는 말이다. 실천이 잘 안돼서 문제지. ;ㅅ; 세상에서 마음대로 제일 잘 안되는 게 내 마음이 아닐까. 그래도 노력해 본다. 지금 이렇게 감기 몸살에 걸린 건, 몸이 '좀 둔감해져봐'라고 보내는 신호가 아닐까 싶다. 보다 신경 써야 할 것은 내 몸과 나 자신이라고.


그래, 좀 둔감해져 보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타인에게 온 정신을 집중하기 보다, 타인의 행동엔 둔감하고, 나 자신에게 민감해지기로 해본다. 몸이 내게 이렇게 말을 걸어오니까 내 몸의 말을 따라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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