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
장아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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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청소년 소설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를 읽고 따뜻&몽글함과 풋풋함과 + 한국 판타지 요소까지 주변에 청소년이 있다면 냅다 선물로 주고 싶은 책이였다 :)

희미, 민진, 새별 세 명의 우정 얘기이기도 하고? 희미에게는 사랑에 관한 얘기이기도 하고, 새별에게는 존재에 대한 고민을 하는 얘기이기도 하다.

희미가 마을에 있는 신목에 준후에 대한 소원을 빌고 어쩌다보니 준후가 새(곤줄박이)가 되는데 어떻게 하면 다시 사람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문제를 겪으면서 연적인 희미와 민진은 친구가 되고, 신적인 존재인 새별은 애써 사람이 됐는데도 포기할 준비를 하고 신목을 살리고 준후를 구하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장면이 재생되는 느낌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 책은 자연스럽게 신비로운 느낌의 영상이 떠오른다. 신목에 끈을 묶어두고 소원을 빌어서 주변에 빛이 발광했다가 사그러드는 모습들이? 너무 예쁨.. 이런 장면들 덕분에 책 읽는 거 좋아하는거 잖아요 ㅎㅎ

순수하고 그나이때 고민으로 뭉친 아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깨끗한 감정도 덤! 한국형 판타지라 한옥에 있는 성주신이나 넋, 신목을 기리는 행사 등 신비함도 있어서 여운이 남습니당..

•그날 하늘에 닿을 듯 넘쳐흘렀던 우물은 다시 메말랐다. 그러나 올여름, 무덤 같은 돌들 틈에 들꽃이 만개할 것이다.
그 순간에도 나무는 잎을 틔우고 있었다. 털빛이 노란 고양이가 바윗돌 위에서 볕을 쬐며 졸았다.
봄이었다.

•함박눈은 어느새 비로 바뀌어 있었다. 빗줄기가 마른땅을 적셨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 새별은 희미의 집 성주가 보여주었던 환상을 떠올렸다. 자신이 씨앗이었던 순간을 되새겼다. 그래, 나는 비였어. 집이자 나무이자 새였어.

•소녀들이 묶어놓은 리본들은 하나둘 떨어지는 잎들을 대신해 나무를 지켜주었다. 바람에 맞서 더불어 반짝이며 온기를 보태주었다. 그 리본들은 각기 다른 소원을 담고 있었지만 비는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다. 기원하는 마음이란 그랬다. 빛이자 온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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