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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은행나무출판사의 6월의 따끈한 신간도서 정유정작가의 <완전한 행복>을 읽었다. 500페이지 분량의 이 소설은 나르시시스트인 유나라는 인물을 통해 자기애와 자존감 그리고 행복 강박증이 사건들과 충돌하면서 어떤 기괴한 상황들을 만들어 내는지 보여준다.
매정한 부모에게 버림받고 자신의 존재를 부인당했던 분노와 미움이 가득한 그녀의 자아는 괴기스럽게 탄생한다. 그녀가 바라는 완전한 행복은 누구와도 타협없는 일방적 행복이였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서늘한 웃음으로 장애물을 처리하는 유나의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우리의 자화상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소설은 아니었나 고민해 보았다.
자신과 결혼을 원하지 않았던 남자친구를 처리하고, 큰언니 재인이 아닌 자신을 할머니댁에 맡겨두고 찾아오지 않는 부모님을 원망하다 결국 자신의 뜻을 받아주지 않는 아버지를 처리한다 그리고 자신의 딸아이 지유를 되찾으려는 전남편 서준영과 새남편 차은호의 아들 노아도 처리한다. 친언니 재인을 증오하며 결국 이혼을 요구하는 새남편 차은호를 없애려는 시도를 하는데.... 불타는 증오심으로 사로잡힌 유나가 꿈꾸는 완전한 행복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완전한 가족의 구성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참 가슴아프면서도 괴기스러운 소설 <완전한 행복>은 여성작가만의 서정적이고 서늘한 공포스러움이 매력적이었다.
사람들은 행복해지고 싶어한다. 행복하기 위해 희생을 마다하고 고통을 참아낸다. 행복을 위한 필요조건은 모두 다르겠지만 누구나 행복을 위한 욕구는 변함없을 것이다. 경쟁에서 이기고 누구로부터 선택받고 싶어하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위해 발버둥칠 것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대로 이뤄진다면 행복할 것이라 믿는 것 같다. 그러나 안탑깝게도 우리가 원하는만큼 이 세상은 자비롭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토록 행복을 갈망하고 추구할까?
그래서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욕구는 무엇일지 알아보았다. '에브러햄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Maslow’s hierarchy of needs)’에 의하면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needs), 안전해지려는 욕구(safety needs)를, 사랑과 소속 욕구(love&belonging), 그리고 더 나아가 존경 욕구(esteem)와 마지막 욕구인 자아실현 욕구(self-actualization)를 차례대로 만족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 '알더퍼(Alderfer)'는 ERG 이론을 통해 매슬로우의 5단계 이론을 존재 욕구(Existence needs), 관계 욕구(Relatedness needs), 성장 욕구(Growth needs) 이렇게 세 가지로 단순화했다.
나는 내가 추구하는 행복은 무엇이며 그 행복의 가치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 해 보았는데 '매슬로우의 이론'의 욕구의 단계 중 '자아실현의 욕구'와 '알퍼더의 ERG이론' 3가지 '존재욕구.관계욕구.성장욕구' 에 집중하였다. 그리고 위의 욕구에 만족할 때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가장 강한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와 '인정받고 싶은 욕구'였다. 그래서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없을 때 분노하는 이유는 실패와 불행의 허점을 남겼기 때문이 아니었는지 우려해 보았다.
나도 어쩌면 이 책의 주인공 나르시시스트 유나처럼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장애물들을 무참히 도려내는 일을 해오지는 않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물론 자아도취형 인간인 나르시시스트 또는 병리적인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아니겠지만 경쟁상대를 누르고 좋은 취직자리를 얻기 위해, 우수한 성적을 얻기 위해, 목적달성을 위해, 뜨겁고 차가운 낮밤을 수없이 지샌 적이 많았으니까:)
자신의 행복을 방해하는 방해물을 하나씩 제거하는 소설 속 허구의 인물 유나의 모습은 분명 어떠한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자신의 꿈, 바램, 욕구, 행복을 위해 우리가 내면에 품고있는 장애물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또 그 장애물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더앞서 나의 행복과 상대방의 행복의 충돌의 간극을 어떻게 조율해 왔는지 되집어 보았으면 좋겠다.
세상에 그어떤 완전한. 완벽한 사람도 행복도 없다. 어쩌먼 세상은 모순덩어리이고 불안전 곳이다. 그래서 우리는 불안전에서 완전한 상태를 희망하는 이유일 것이다. 현재의 부족한 나를 이대로 온전히 받아들이고 '특별한 존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의 본질'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