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인플루엔셜 출판사의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돼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커오면서 돌이켜 보면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했다. 아주 어렸을 때는 양자택일과 같은 단순한 구도의 선택이었다면,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선택지가 세 개 또는 네 다섯개로 늘어나기 일쑤였다. 그래도 그땐 선택지라도 있었지 어느 순간부터는 그마저도 없는 주관식 답변이 요구됐다. 선택지가 있을 때는 정답이 아닌 것만 알아도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있었다. 하지만 선택지가 사라진 질문에는 ‘아닌 것’을 답이라 쓸 수는 없는 노릇. 뭐가 됐든 결론이 필요했고 결론을 내려면 고민이 있어야 했다. 사실 선택지가 없다는 건, 딱히 정해진 답도 없다는 뜻. 그건 내 결정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채점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우리는 많은 경우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보다는 ‘누가’ 이 결정을 어떻게 바라볼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혹은 내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기보다는 다른 이가 시키는 것을 온전하고 안전하게 실행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기도 한다. 이 책에서 유난히 ‘나’의 ‘생각’에 대한 내용이 반복돼서 강조되는 것도 그런 배경에서일 테다. ‘내 삶을 얼마나 풍족하게 채우는가는 나에게 달렸다’, ‘나만의 박자, 리듬 그리고 시간을 만들어라’, ‘내가 누구인지를 한 번 찬찬히 한 번 돌아보자’, ‘보이는 나를 관리하느라 실제의 나에게 무관심해지지 말자’ 등등… 개인적으로는 책 제목이『철학이 김 부장을 구한다』가 아니라 『철학이 김 사원을 구한다』가 돼야 하지 않나 싶다. 나처럼 회사 생활이 20년 넘은 사람들에게도 분명 유익할 내용이나 사회 생활을 앞두고 있거나 아니면 이제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초년생에게 되려 더 도움이 될 내용이 많아 보인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었을 때 그들은 자신이 이런 상황에 놓일 거라거나 이런 유형의 사람이 되지 않을 거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갖고 있겠지만. 거기에 더해 책 제목의 ‘철학’이라는 단어 선택이 조금 아쉽다. 작가가 철학자의 말을 인용하기는 하지만 그 깊이가 깊지는 않아서 철학 맛(?)을 기대했던 나 같은 독자에게는 많이 아쉬울 테고 철학이 딱히 당기지 않는 독자에게는 굳이 이 책을 선택하지 않을 빌미를 제공한 느낌이다. “저는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생각하시는 게 있으시면 말씀 주세요. 그럼 그대로 빨리 보여 드리겠습니다.”후배들에게 듣는 말 중에 가장 안타깝게 느끼는 얘기다. 한 독립된 주체로서의 성인이 생각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겠다는 건 본인 스스로의 존재 의의를 부정하는 것이고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물론 그 배경에 말할 수 없는 고통과 고민이 있었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주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어떻게 조언해야 할지 고민이 됐는데 이 책을 빌어서라면 그 형식도, 내용도 꼰대스럽지 않게 건넬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책의 띄지에는 ‘당신의 인생을 바꾸는 33가지 철학의 해답’이라는 문구가 씌여 있다. 역시 다년 간의 경험으로 이 책에서 ‘답’을 찾기란 불가능할 것이란 사실을 읽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결국 이 책이 건넬 수 있는 말은 권고일 수밖에 없고, 그 내용을 따를지 말지를 선택하는 것은 각자의 몫… 그러니 혹여 이 한 권의 책으로 사회 생활의 인사이트를 얻어갈 것이라는 큰 기대는 하지 말자. 하지만 모르고 시작하는 것과 알고 시작하는 것은 차이가 있으니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인플루엔셜*철학이김부장을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