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귀야옹 씨의 조그만 상실에 관하여 ㅣ HiP 시리즈
정보라 지음 / 텍스티(TXTY) / 2026년 7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서평단 이벤트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SF 소설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이것 아닐까? 광선검이 번쩍번쩍 하고 로봇들이 종횡무진 하는, 디스토피아 세계를 묘사하는 작품이라는 것. 『붉은 칼』로 정보라의 SF 세계에 입문한 사람이라면 앞선 이야기가 오해가 아니라 항변하겠지만 『저주토끼』또는 『너의 유토피아』로 그의 세계에 발을 들인 사람이라면 ‘이게 SF라고?’ 하며 당황했을 수 있겠다.
나는 SF 소설을 철학책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쪽인데 SF 소설은 필연적으로 작가가 만들어 낸 세계관에 기초하여 이야기들이 전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관은 세계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모델이야. 그 밑바닥에 깔린 건 철학이 아니라, 아니! 철학이 맞겠지만, 그 철학의 밑바닥에 깔린 것도 감정이야.”라는 작품 속 문장을 빌어와 보면 이 작품은 가장 하드코어한 SF 소설이다.
정보라 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지 못했지만 작가의 장점은 장편보다는 단편에서 묻어나온다 생각한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문제의식을 풀어내는데 있어서 단편이 더 알맞는 형태이기에 그럴 수 있겠다 싶다. 작가의 초기 단편들을 엮은 작품집이기에 군데군데 작위적인 설정이 눈에 띄지만 그걸 엮어내는 방식이 무척이나 탁월해서 정보라 작가의 작품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역시 정보라!’ 하고 감탄해 마지 않을 것이며 작가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이래서 정보라!’ 를 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전래동화의 모티브에서 시작해 그리스식 비극으로 끝맺는 <바늘 자국>은 정보라 작가식 글쓰기의 백미기도 하다.
#귀야옹씨의조그만상실에관하여 #정보라 #텍스티 #같이읽고싶은이야기 #tx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