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만들기 - 성형외과의의 탄생
린지 피츠해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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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전선의 한 간호사는 이렇게 표현했다. <치유의 과학은 파괴의 과학 앞에서 어찌할 줄 몰랐다.>

107
그녀는 매우 예리하게 간파했다.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계 대전은 간접적으로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192
세균학자는 군복을 입고 우르르 몰려다니는 군인들을 가리키면서 전시의 의학이 무엇인지를 냉정할 만큼 단순하게 요약했다. 「여기 있는 우리, 너와 나는 생명을 파괴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 틈에서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하는 거야.」

218
대다수의 종군 기자는 얼굴 손상을 <전쟁에이 줄 수 있는 가장 야만적인 타격>이라고 했다. 밖으로 드러나는 사람의 정체성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1.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온 전쟁이 1차 세계 대전이다. 기관총, 탱크, 독가스 등의 무기 등이 이때 처음 쓰였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에 몰두하던 시절이었다. 그런 야만스런 시절의 한복판에서도 어떻게 하면 사람을 살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인물들이 있었다. 그러니 < 인류에게 닥치는 모든 악은 언제나 어느 정도 선을 동반하기 마련이다.>라는 말과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잔인하고 또 무척이나 다차원적인 존재란 얘기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거다.
2. 성형이란 말을 들으면 미용의 측면에서만 성형을 떠올리지 의료 차원에서의 성형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차라리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게 낫지 코가 날아가고 뺨이 찢기는 부상에 세상이 무너지듯 반응하는 것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 테다. 그런 사람에게 성형수술이란 새생명을 부여받는 것과도 같았으리라. 성형에 대한 나의 편협함과 무지함을 이 기회에 반성하게 된다.
3. 책 중간에 실제 환자의 수술 전후 사진이 나오는데 110년 전에 찍힌 사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수술 전 당사자가 느낀 좌절감이나 주위 사람의 공포의 크기도 컸겠고.
4. 1차 대전 즈음에 마취와 수혈 기술도 엄청난 발전을 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죽어나간 시기에 또 훗날 수많은 사람을 살려낼 기술들이 발전했다는 역설 안에는 그만큼 많은 임상이 가능했었단 무시무시한 사실이 숨어 있다.
5. 많은 번역서가 그렇지만 이 책 역시 중간에 눈에 띄는 번역 오류가 보인다. '스펜서'를 그 다음 줄에선 '스펜스'라고 하거나, 에이브럼의 약칭을 '에이비'라고 해놓거나, 아마도 원문에서 이등병을 뜻하는 'private'을 썻을 것으로 추정되는 단어를 '사병'이라고 번역해 놓는 것 등이 그것이다. 사소해 조금 더 신경 썼으면 한다. 10점을 줄 수도 있었던 책이 거기서 몇 점은 손해를 보니까.

이 글은 열린책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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