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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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제라는 마을의 600년 넘은 팽나무 '할매'의 시작부터 그 나무를 스쳐지나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들의 삶 속에 병인박해, 동학 농민운동, 새만금 개발사업 등의 사건들이 녹아 들면서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된다.
#2. 모두가 화려한 팝아트 같은 작품들을 써내는 시대에 수묵화 같이 묵직한 느낌의 글을 오랜만에 만났다. 세월이 가고 유행이 변해도 우직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선 거장의 글은 작품 속 '할매'와도 닮았다.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새 작품을 계속 써내려 간단 건 존경의 영역. 이 시대에 황석영 작가와 같은 장인들의 새 작품은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3. 게다가 산과 나무, 새, 갯벌의 모습을 표현하는 작가의 글은 마치 한 편의 도감을 읽는 느낌이었다. 이리 방대하고 꼼꼼하게 쓸 수 있는 건 재능의 영역인가 아니면 노력의 영역인가?
#4. 다만 단편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때로는 분절적이게 느껴졌고 후반부의 새만금은 소설의 주요 배경이 되는 하제와 엮으려다 보니 조금은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200 페이지 조금 넘는 분량의 작품에 너무 많은 얘기를 담으려고 한 것도 같고.
#5. 또 인혁당사건 등의 배경을 알지 못하면 쉽게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작가가 읽어 주었으면 하고 바랐을 연령대의 독자층에게 얼마나 소구할 수 있을까가 궁금해지는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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