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암 박지원 - 백성의 편에서 세상을 바꾼 휴머니스트
임채영 지음 / 북스토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희미한 학창시절의 국사 수업시간을 더듬어보면...
조선 말 즈음의 실학이 떠오르고, 실학 하면 나눠지던 두 계파.
경세치용학파와 이용후생학파...
이 이후로 기억이 나질 않아...ㅎ 검색신공을 써보니...
경세치용학파엔 이익, 정약용 등, 이용후생학파엔 홍대용, 박제가, 박지원.
그래, 박지원이라는 이름을 거기서 봤었지...??
그렇게 계파로 그려지던 도표로 암기되었던 그의 삶이,
그간 알려져 있던 일화 이외의 이야기를 소설로 끄집어 내어 쓴 것이 바로,
작가 임채영의 '연암 박지원'입니다.

책 '연암 박지원'은 문장가나 실학자로서의 연암이 아니라,
연암의 인간적인 고민이나 역할을 부각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가 어떤 모습인지 알아보고자 함이 작가의 의도인 듯 한데,
그런 면에서 쉽게 연암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도록 엮인 글과 구성은,
의도대로 잘 짜여진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책 '연암 박지원'은 안의 현감으로 부임하면서 보낸...
5년간의 기록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지도층 하면 오로지 자신의 개인화된 지식에만 빠져,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만 혈안이 되었던 시대였다 한다면,
연암은 고단한 백성의 편에서 그들의 삶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려고 애썼으며,
백성과 함께 나아가는 모습은 책속에서만 보던 '이용후생(利用厚生)'이 아닌,
진정한 그의 철학을 몸소 보여주려 했던 것이 아닌가 싶게 와닿았습니다.
그당시 당연하게만 생각되었던 상하수직적 신분구조에 대한 반감도 놀랍고,
원칙보다는 백성을 우선 생각하는 그의 모습을 읽고 읽노라면,
이것이 단지 사상이나 이념의 문제라기보다는,
그의 눈과 마음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사랑으로 채워져 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당시 현실을 고려했을 때 상상못할 파격적인 사고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국 그런 그의 마음이 고을을 변하게도 만들고 말이죠.
연암의 자신의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키려고 고민하는 모습.
원칙, 사회적 한계를 넘어 백성을 먼저 염려하던 모습.
그리고, 그가 그리던 세상을 향한 꿈을 꾸기를 멈추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다가올 총선이나 대선을 떠올리지 않을 수 가 없네요.
아마도 연암 박지원을 읽는 독자라면...
저와 같은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
사실, 총선에 대선에...
뭔가 나라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행사이긴 하지만,
우리네들 '그들'에 대한 희망 버린지 오래죠. >..<
그래서, 과연 지금 우리에겐 연암과 같은,
인간 자체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목민관이 있는가? 라는,
어쩌면 부질없어질 질문을 하게 되긴 하지만...

책속에서 연암이 던진 화두를 떠올리며...
"우리와 뜻이 같은 사람들이 각자 있는 곳에서,
조금씩 바꾸고 공력을 기울이면,
당장은 눈에 띄는 결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긴 시간이 지난 뒤에는 달라질 세상을 보게 될 걸세.
길게, 넓게 보도록 하세.
혹시 아는가, 이백 년쯤 후에는,
우리들이 그리던 세상이 와 있을지도 모르지."
아마도 연암이 말한 이백년이라는 시간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시기 적절한 때에,
연암 박지원이라는 지도자를 재조명해보고,
시대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힌트가 되는 소설.
곧 다가올 총선을 대하기 전에,
투표소로 가기 전에...
'연암 박지원'을 읽어본다면,
아마도 더 나은 후보가 누구인지,
우리와 같은 꿈을 꾸는 후보가 누구인지 보이지 않을까?
Ken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