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917년 사냥꾼과 사냥을 하다 길을 잃은 일본군과의 만남으로 서로 목숨을 구하며 은제 담뱃갑을 건네주고 그 인연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며 관계가 이어진다. 이 책은 총 4부로 1부 1918년~1919년, 2부 1925년~1937년, 3부 1941년~1948년, 4부 1964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등장인물의 특성을 시대와 환경, 그 성격에 따라 아주 섬세하게 묘사되어 장편소설이지만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갔다. 

•옥희 : 소작농의 딸, 10살에 기생 은실의 견습생이 됨. 기생이 되고 조선극장 배우. 돈많은 후원자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
•연화 : 옥희의 단짝 친구. 어린 시절부터 옥희와 기생 교육을 함께 했다. 대동양극장 배우. 
•월향 : 연화의 언니. 오직 딸 해숙을 위해 연애는 하지 않고 돈을 모은다. 해숙의 일로 학교를 갔다가 영사관 비서로 일을 한다.
•예단 : 경성에서 기방을 운영하며 독립운동 자금을 대고 있다. 은실과는 사촌지간.
•은실 : 월향과 연화 어머니. 평양에서 기방을 운영하며 독립운동 자금을 대고 있다.
•정호 : 빈털터리로 경성에 도착. 소매치기 무리에서 대장이 됨. 우연히 가두 행렬에서 옥희를 봄. 옥희에게 인정받는 남자가 되려고 이명보와 같이 한다.
•한철 : 야간 학교를 다님. 낮엔 인력거를 끌고 가난한 고학생. 몰락한 안동김씨 가문의 자손. 집안을 다시 일으킬 거라는 어머니의 기대를 받고 있음. 손님으로 만난 옥희를 사랑한다. 사업가로 성장
•성수 : 출판사와 자전거포 운영. 일본 동경에서 유학. 한철의 장인.
•명보 : 성수의 동경 유학시절 친구. 상해와 만주를 오가며 독립운동.
•야마다 : 경성에서 근무. 군대 내에서 계급이 높은 사람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이토 : 야마다와 함께 경성에서 복무 중인 일본군 소령.

단이 이모가 옥희, 연화, 월향을 꽃에 비유한 대목이 있었는데 표지에 그려진 동백꽃과 태왁이 옥희를 상징하지 않았나 싶다. 
이 시대의 영화나 드라마(미스터 션샤인, 암살 등)를 본다면 대표적으로 등장했던 사람들과 그 배경과 그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지않을까. 책 속에 잠깐 그 시대 나혜석 화가의 이야기도 등장했다. 여러 사람들의 관계가 얽혀 있고 전혀 다른 선택을 하고 은제 담뱃갑과 은반지의 궁금증이 마지막 쯤에 풀리게 되었다. 
파친코가 일본으로 이주한 선자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했다면 작은 땅의 야수들은 일제 강점기를 겪은 사람들의 삶을 풀어가는 이야기라 더 가슴에 다가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p.250 나이를 조금 더 먹고 나니, 인생이란 무엇이 나를 지켜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지켜내느냐의 문제이며 그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았다.

p.603 삶은 견딜 만한 것이다. 시간이 모든 것을 잊게 해주기 때문에.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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