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을 빌려 미성숙한 자신을 조금이라도 어른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부모는 이 책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어린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을 클로드퐁티 그림책 <나의 계곡>에 나오는 '슬픈거인'에 비유를 했다. 책 속에서 소개되어 있는 책들을 읽어본 책도 있지만 읽지 않은 책도 있었다. 저자의 꼼꼼하며 세심한 시선으로 문제점들을 짚어내며 절판부터 개정판(1990년대 책부터 2008년도까지)으로 다양한 책들을 접할 수 있다. 책 속 주제에 따른 이야기나 주인공 인물 등등 아이들 책을 바라보는 시각을 여러가지 주제를 통해 전달해주고 있다. 이 책을 좀 더 빨리 만났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읽힐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4장, 5장에서는 <아기돼지 삼형제>와 <피노키오>의 완역과 축약본의 차이를 시원하게 정리해준다. 아이들이 문학작품에서 어떤 형식으로 있든 저절로 느껴야 하는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작품을 읽고 싶다는 욕망을 빼앗아 버리는 무지함을 지적하며 출판사들의 상업적으로 편집하여 내놓는 번역작품의 유해성을 알려준다. •생의 어떤 시기를 살고 있든 인간이라는 존재는 모든 것이 이미 결정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낮고 보내면서 변화하고성장한다는 사실에 있어서 어른과 아이는 다를 바가 없다. p.39 •작품이란 작가가 자기 자신을 쏟아 붓는 것이기에 '주장'이 되기 쉽다. 그러나 어린이 문학은 좀 다르다. 어른 작가들이 자기를 펼쳐 나가는 일에 있어서도 어린 독자들에 대한 '배려'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점 때문이다. p.44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그 삶의 결을 자세히 들여다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 (중략) 아동문학이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행복한 결말이 아니라 내면적 성숙을 위한 배려일 것이다.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읽은 아이의 내면에는 읽고, 느끼고, 생각하는 힘의 씨앗이 싹틀 것이다. 어떤 아이도 빨리빨리 많이 읽을 수 있는 지나치게 친절한 책을 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류의 어른들만이 그런 책을 만들고 있다. 물질주의가 아무리 팽배해조 어린이 책은 산업보다는 교육과 더 깊은 관계 속에서 발전해야 한다.p.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