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나를 돌보기로 했습니다 - 무사히 나이 들기 위하여
박현희 지음 / 뜨인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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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가 가까워지기 시작하니 지혜롭고 멋진 사람이었면...하는 바램이 전부터 자리잡기 시작했다. 지인 언니들처럼 우아하게 말하고 싶었고, 항상 당당하고 멋지게 나이가 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표지 제목 위에 있는 문구 "무사히 나이 들기 위해"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작가님처럼 시도때도 없이 웃어도 눈물이 나고, 찬바람이 불어도 나기 시작하더니 올해 유난히 책이 잘 안 보이는 노화과정을 겪기 시작했다. 작년에 친구가 노안이 왔다고 해서 벌써 그러냐고 했는데 내가 지금 그 현상을 겪고 있으니 말이다.

"글자가 안 보안다고 속상해할 필요없어요. 괜한 데다 감정 섞지 말아요. 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는데, 누진다초점 안경을 쓰면 얼마나 좋은데요. 망설일 필요가 없다니까요. p.28
안경 교체를 하러 갔다가 안경점에서 누진다초점 안경을 권해 적응하는데 아주 오래걸렸다. 시력교정하고 싶은데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커가면서 조금씩 가족들에게서 자유로워지고 이제서야 내 시간이 나기 시작했는데 난 내가 정확히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뭘 잘하는지를 생각해 본적이 없다. 나에 대해 너무 관심없이 살았다. 내가 원했던 삶이 뭐지? 악기를 배우고 싶어서 우쿨렐라를 도전했었다. 코로나 시국이라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만 두고 다른걸 찾았다. 새로운걸 시작하는게 두려웠지만 계속 찾아가는 중이다. 

이 책에는 나이 들어가는 한 사람이, 자기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듣지 못하고 전속력으로 달리던 한 사람이, 서러움과 피로가 차곡차곡 쌓여 몸과 마음이 무너지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살던 한 사람이, 삶의 속도와 방식을 바꾸기 위해 100일 동안 몸 쓰기에 대해 글을 쓴 이야기가 담길 것이다. p.12~13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최소 100일 정도 그것을 글로 써보자. p. 116

카프100을 통해서 짧은글짓기를 해보았다. 뭘 써야할지 생각나지 않을때도 많았지만 100일동안 여러 사람들과 온라인에서도 같이 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 감사일기와 100일 기도는 중간에 멈췄지만 그나마 쓰는 재미가 있었나보다. 100일을 했다는것에 나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었다.
지난 6월에 25일간 42.195km 걷기도 약속을 해서 성공을 했다. 계속 걷기로 마음먹고도 움직이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것 같다. 내 건강을 위해 다시 도전한다.

소소한 매일이 모여서 변화가 만들어진다. 그 변화가 너무 소소해서 얼핏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지만, 잘 살펴보면 그 소소한 변화는 결코 소소하지 않다. 작은 차이는 결코 작지 않다. 이 소소한 변화들 덕분에 나와 내 벗들은 이미 삶의 새로운 단계로 한 걸음 나아갔으니까. p.121

그걸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들을 탐색해야 한다. 스스로를 몸치라고 생각하며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다면 인생운동을 찾기는 쉽지 않다. p.150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한다면? 못한다고 믿으며 살아온 시간들은 정말로 못한다는 결과를,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살아온 시간들은 정말로 할 수 있다는 결과를 가져온다. p.162

달릴 능력이 있어서 달리는 것이 아니라 달리다 보면 달릴 능력이 생긴다. 자꾸 달리면 달리기 싫어하는 내 몸과 마음의 저항이 좀 약해진다. 조금은 쉬워진다. 쓰는 일도 마찬가지다. 알고 쓰는 것이 아니라 쓰다 보면 알게 된다. 쓸 능력이 있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쓰다 보니 쓸 능력도 생겨나는 것이다. 자꾸 쓰다 보면 쓰기도 조금 쉬워진다. p.209

박현희 작가는 4명의 글벗들과 함께 100일 동안 몸을 쓰는 일에 대해 글을 쓰면서, 스스로에게 무심했던 자신을 발견하고 돌아보기 시작했다. 

체력이 떨어지는 만큼 생의 활력도 떨어지고, 나는 순간순간 솟구치는 짜증을 억누르며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내고 있었다. 세상에는 운동에 대한 조언이 넘쳐나는데, 나 같은 아줌마가 달리기를 할 때 기댈 든든한 언덕은 없었다. 혼자서 좌충우돌하며 달리기로 내 몸을 돌보고, 매일 글쓰기로 내일 달려나갈 동력을 만들어냈다. (중략)
체력이 생기자 인생을 정면으로 마주 볼 용기가 생겨나고 더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체력이 좋아지면서 인성도 조금 좋아졌다. 그동안 내가 까칠했던 것은 나의 본질적인 결함이라기보다는 살아가는 게 힘에 부친 탓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p.262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몸을 쓰고 글을 쓰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편한 언니처럼 말해준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며,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지금 나가서 달려야 할 것 같고, 글을 써야 될 것 같다. 마음 가는대로 서평을 쓰고 있지만 기승전결 잘 쓰고 싶다. 

부디 당신의 몸과 마음이 펠롱펠롱하기를. 
p.264 (펠롱펠롱은 반짝반짝의 제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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