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노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2
이희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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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받자마자 몇시간 만에 후딱 읽어버린 책인데 몇일 동안 서평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큰애한테 읽어보라고 줘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된 책이다. 
주인공인 노을은 평범한 삶을 꿈꾸지만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이다. 처음엔 미혼모와 고등학생인 그 아들 이야기인 줄 알았다. 
노을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진행되지만 각자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있어 책을 덮지 못하고 끝까지 읽게 되었다. 
나는 보통과 평균을 어떻게 생각하는걸까.
보통과 평균의 기준을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책을 통해 세상이 정한 기준이 무엇인지 여러 인물들의 시선에서 묻고 답한다. 

능숙하게 잘 만들었든 그러지 못했든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만든 액세사리를 소중하게 생각했다. 그건 어쩌면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잘 살든 못 살든 혼자 다 책임져야 하니까. 만약 엄마가 나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지금 엄마의 사람은 조금 더 나아졌을까? (p.32)

누군가는 얼굴보다 손을 보면 그 사람이 살아온 세월을 알 수 있다던데. 아무리 동안이라 해도 손은 결코 나이를 속이지 못한다. 엄마가 살아온 시간을 고스란히 보여줄 테니까. 손끝에 딱딱하게 박힌 굳은살과 여기저기에 난 상처들을 보면 알 수 있다. (p.33)
=> 남들보다 더 치열하게 살아왔을 엄마 최지혜씨가 너무 안쓰러웠다. 미혼모로 혼자서 아둥바둥살며 아이가 아이를 키울려고 열심히 노력했을 엄마 최지혜씨, 당당하게 아들이라고 말하는 최지혜씨에게 박수를 보낸다.

남에게 괜한 호의도 받는게 싫었다. 타인에게 어떠한 피해도 입히기 싫었다. 그저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살고 싶었다. 똑같이 잘못을 해도 사람들은 내게 다른 시선을 던지니까. 그 누구도 나를 보며 혹은 엄마를 향해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되었다. 크게 모나지 않도록, 딱히 문제 될 리 없도록 하루하루 성실하게만 지내고 싶었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사회가 바뀌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차별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여전히 많은 이가 미혼모와 한 부모 가정에 뭔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은 곱지 않은 눈초리를 보낸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다름과 틀림을 똑같이 여기곤 한다. (p.59)
=> 조그마한 사건이 터지면 일반적인 가정을 가진 아이보다는 다른 가정에 아이들에게 '너가 그럴 줄 알았다'란 시선을 보내거나 딱 꼬집어서 '네가 그랬지'라는 결론을 내리는 어른들이 있어서 억울한 아이들은 노을이처럼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더 삐딱하게 하는 아이들도 있을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곳에서도 그런 상황이 종종 나오기도 했으니. 최지혜씨 아들 노을이는 참 잘 컸다.^^

노을은 엄마가 편히 기댈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을 만나길 바란다. 어떻게든 둘의 만남을 막고자 성하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성하는 오히려 노을에게 “네가 생각하는 평범한 사람이 누구인데? 평범함이 대체 뭔데”냐고 묻는 다. 그 말을 듣고 고민에 빠진 노을. '누가봐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관계. 엄마와 비슷한 나이. 엄마보다 조금 인생 경험이 많은 사람. 누구보다 엄마의 아품을 잘 이해해 줄 사람. 엄마와 나란히 보폭을 맞춰 줄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남들이 봤을때 수군거리지 않을 상대. 이상한 눈빛으로 보지 않을 사람.'(p.106) 

노을이 친구 동우. 노을과 동우가 이야기를 나눈 평범함. 평범한 사랑이란 뭘까? 사랑에 과연 평범함이 존재할 수 있을까? 동우는 특별함이라고 대답한다. 
성하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 같다고 한다. "이미 잘 닦인 길 말이야. 쭉 달리다 톨게이트로 빠져나오면 되는 길. 톨게이트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쉽게 방향을 바꿀 수도,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갈 수도 없잖아. 편리하고 빠른 만큼 이미 그 길에 올라섰으면 큰 선택지가 별로 없어."(p.143)
"그냥 요철이나 장애물없이 잘 닦인 고속도로 위에 오르는 것. 좋은 대학 나오고 취업에 유리한 학과 졸업해서 대기업에 취직하는 거. 몇 살쯤에 결혼하고 아기는 몇 살에 낳고 집은 언제 사고, 이미 시뮬레이션까지 완벽하게 끝낸 삶을 그냥 따라가는 거. 다른 길 볼 것 없이 잘 닦아 놓은 고속도로로 무조건 진입해. 그게 가장 안전하고 빨라. " 
" 각자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하면 그게 전부 아닐까? 얼마 남지 않은 고속도로 위에 올라서려 분투하는 대신 뭐, 좀 울퉁불퉁 하더라도 각자 길을 만들어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p.144)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거다!' 딱히 정한 기준도 없는 그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한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좋은 기업에 취직하고, 적당한 때에 결혼해서 자기 아이를 낳는 것까지. 세상이 정한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사람들은 다른 시선으로 본다.

"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욕망이었는지 깨달았을땐 너무 큰 값을 치러야 했다.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운 대가 말이야. 
남들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 있어야 하고 이뤄야 한다는 것 말이다. 시선만 달리하면 전혀 중요하지 않거든. 때에 따라서는 길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만도 못한 것일 수도 있어." (p.207)

엄마는 치킨을 먹고 싶어하는 아들을 보며 미안해하지 않았다. 열악한 환경을 탓하지 않았다. 엄마가 할 수 있는 건 어린 아들에게 더 맛있는 걸을 상상하게끔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엄마는 스스로를 남들과 비교하지 않았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도 않았다. 그런 것들이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엄마의 삶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다. (p.210)
=> "아들, 우리 잘 살고 있는 거 맞지?" 세상 모든 편견에 맞서려고 하는 엄마 최지혜씨의 살아가기 위한 주문이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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