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빠진 세계사 - 전염병, 위생, 화장실, 목욕탕에 담긴 세계사와 문화 이야기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3
이영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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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으로도 궁금증이 생기지 않나요^^ 어떤 내용일까?

전염병, 똥오줌, 방귀, 입냄새 등 지저분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오줌에 관련된 이야기는 물론 중요한 사건들을 볼 수 있어서 초등학생 고학년부터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네요.

이영숙님이 2019년 경기도의 고등학교에서 강연을 하다가 '지저분한 것들'의 이야기를 생기 넘치는 눈빛을 반짝이며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을 보고 흥미롭게 읽을 책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하네요.

차례를 보시면 총3장으로 이루어져있고, 질병, 의학, 위생, 미용, 생활, 예술, 산업, 경제 부분으로 되어있습니다.


p.13 현재 전세계의 일상이 바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발원지를 중국 우한으로 보고 있는데, 중세의 페스트도 중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측하는 시각이 있다.

p.16 페스트를 치료하기 위해 당국에서 파견한 의사들은 새의 부리처럼 길쭉하게 튀어나온 마스크를 쓰고 특별 제작된 검은색 망토를 두르고 다녔다.

코로나로 인해 <페스트>책이나 전염병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와 있죠.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도 전염병이 먼저 나오네요. 현재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데 페스트때도 마스크가 있었네요. 새의 부리처럼 생긴 마스크 안쪽에는 짚을 넣어 나쁜 공기를 거르고 허브와 향료를 넣어 좋은 냄새가 나게 했다는데 나름대로 예방을 하려고 애를 쓴 것 같아요.


p.49 중세 도시에서 분뇨를 처리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성 밖을 둘러 파서 만든 해자나 하수구, 도랑에 쏟아 버리거나 구덩이에 갖다 버리는 것이었다. 비 오는 날이면 동물과 인간의 분뇨, 거름, 길 위의 오물들이 뒤섞여 끔찍한 냄새까지 풍겼다. 거리에 넘쳐나는 오물 때문에 사람들은 굽이 높은 나무 신을 신었다.

p.51 먹고살기 위해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로 인한 주택난을 해소하려고 4~5층 높이의 공동 주택들이 많이 건축되었기 때문이다. 꼭대기층에 사는 주민들에겐 집 외부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이 대단히 성가신 일이었기에 요강에 든 오물을 창밖으로 쏟아버리곤 했다.

p.53 오물을 내던지기 전에는 아래의 행인이 봉변을 당하지 않도록 반드시 창밖으로 정해진 고함을 질러서 경고를 해야하는 규칙이 있었다.

시골에서는 비가 엄청 많이 올때 두엄이 쌓여있던 곳이 제일 문제였었는데...오물을 창밖으로 버려 굽높은 신발을 신고 그 냄새는 숨쉬기 어려울 정도였을 것이다.윽~~지나가는 사람은 완전 날벼락이었겠죠.😖


p.57 입냄새 대마왕 루이 14세의 입에서는 시체 썩는 냄새가 났다고 한다.

생각하기도 상상하기도 싫은 냄새네요. 😵 왕조차도 냄새가 심했으니 청결, 위생면에서 완전 꽝이네요~

값비싼 설탕을 맛보기 힘든 일반 백성들에 비해 설탕 과자와 초콜릿 음료 등을 즐겼던 왕, 왕비, 귀족들은 이가 썩고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네요. 그 시절에는 마취제, 의료도구 등 마땅한 도구나 기술이 없기때문에 충치예방 차원에서도 이를 뽑고 지혈을 할땐 인두로 지지고 생니를 빼다가 턱에 금이 가고 입천장에 구멍까지 뚫렸다고 하네요. 통증이 장난아니였을 것 같은데 꼭 그렇게까지 하면서 과자, 초콜릿을 먹고 싶었을까요.

전 아직까지도 치과갈때는 정말정말 싫던데...


p.87 지금으로부터 약2500년 전인 기원전 4세기경의 전통적인 탈모 방지법은 바로 머리가 빠지는 부위에 염소의 오줌을 바르는 것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행했던 염소 오줌 치료법은 현대에도 지구촌 오지에서 민간요법으로 사용되다고 한다.

p.89 재가 되도록 태워서 오일을 섞은 낙타 똥을 남자가 세 손가락으로 잡을 수 있는 양만큼 음료에 타서 마시면 이질이 낫는다거나, 낙타 오줌으로 목욕을 하면 온갖 종류의 궤양이 치료된다거나, 5년을 묵힌 낙타 오줌 한 모금이 관장용 설사제로 좋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p.90 아픈 눈에 염소의 똥을 바르면 잘 듣는다든가, 늑대의 똥은 백내장을 치유하는데 효과가 있다든가, 목에 가시가 걸렸을 때는 고양이의 똥으로 목 부위를 마사지하면 된다든가 하는 식이다. 복통에는 늑대의 똥을 가공하여 마시면 좋고, 두통에는 비둘기 똥을 먹거나 붉은 암소의 똥이나 공작의 똥을 바르면 좋다는 말도 있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민간요법으로 배설물을 활용하고 있다고 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네요. 예전에 TV에서 오줌을 마시는 사람이 나오기도 하고 아이 오줌을 먹으면 병이 낫는다며 어떤 할아버지가 마시는 걸 보고 '윽~더러워' 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분들도 민간요법을 한거였나봐요.


p. 112 동양이나 서양이나 사람 사는 이치는 비슷한지 조선 시대 왕과 프랑스의 왕은 모두 이동식 변기를 사용했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입식생활에 익숙한 서양에서는 의자처럼 높은 형태의 변기를 사용했던 것에 비해 조선 시대 임금은 요강처럼 낮은 형태의 이동식 변기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어릴적 모든 식구들이 사용하던 요강. 그 요강이 사기에서 스텐으로 바뀌기도 했었네요. ㅎ

추운 겨울이나 깜깜한 밤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려면 누굴 꼭 깨워서 같이 가야하니 어느날부터인가 요강이 잠자기전 준비물이 되었고,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가 요강을 처리했었어요.


이탈리아의 전위예술가 피에르 만초니의 '예술가의 똥'

아흔개 깡통에 30그램씩 담아 금에 해당하는 가격이 깡통마다 책정되었다고 합니다. 2007년 소더미 경매에서는 무려 12만 4000유로, 우리 돈으로 약1억 7000만원에 팔렸다고 합니다.

여기서 현대 미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마르셀 뒤샹의 대표적인 작품 '샘'이 빠지면 안되겠지요. 지금이야 뒤샹의 대표작으로 꼽히지만, 그 당시에는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82년이 지난 1999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무려 1700만 달러에 낙찰받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1917년에 제작된 것이 아닌 1964년 새로 만든 8번째 에디션이었으니 깜짝 놀랄일이죠.


이 책에서는 딱딱한 세계사가 아닌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더럽고 쓸모없는 것으로 여기는 똥오줌이 로마시대에는 구강세정제, 세척제, 표백제로써 양털과 옷감, 가죽을 씻는데 필수품으로 사용되었으며, 동서양 똥오줌이 약으로 비료로 대단한 활약을 하고, 남미의 칠레와 페루, 볼리비아는 새똥 무더기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전쟁이 벌어졌던 이야기, 코끼리 똥으로 만든 종이, 사향고양이 똥으로 만든 커피, 동물의 배설물이나 인분으로 만든 바이오 연료 등 버려진 오물로 만든 유용한 제품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지저분하고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전염병, 목욕을 멀리하고 오랫동안 씻지 않은 몸의 냄새를 가리기 위해 발달한 향수, 태양광으로 배설물을 분해하는 빌 게이츠의 친환경 화장실 등 고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위생과 질병, 생활과 미용은 물론이고 예술과 산업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의 영향을 미친 중요한 세계사 속 오물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또 책에 수록된 ‘더 알아봅시다’ 및 다양한 그림과 사진 자료는 아이들이 세계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며 똥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들부터 청소년들까지 두루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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