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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먹는 괴물 ㅣ 밝은미래 그림책 45
이현욱 지음, 양수홍 그림 / 밝은미래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표지의 괴물을 보면 무섭지는 않은 것 같다. 언뜻 "괴물 그루팔로"가 생각났다.
냉장고를 먹어치우는 괴물은 많은 먹거리 중 왜 냉장고를 먹는거지?? 음식을 하나씩 먹는게 귀찮아서 냉장고를 통째로 먹는걸까?? 냉장고가 당장 없어지면 더운 여름은 어쩌나~~냉장고는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인데...
당장 정전이 되어 냉장고에 전기가 공급이 안되면 냉동실에 있는 음식들이 걱정되고, 더운 여름 시원한 물이나 음료를 먹을 때 차가운 얼음부터 찾는데 괴물이 냉장고를 먹는다니....
먹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 냉장고에는 오만가지의 식재료가 들어있다. 마트에서 일주일분 재료를 사와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릴때도 있었다. 냉장고가 고장 나서 냉동실에 생선이랑 이것저것 버려졌는데 안먹고 놔둔게 왜그리도 많았던지...지금은 좀더 작은 냉장고여도 잘 살고 있다. 조그만 넣어도 꽉 차니까 덜 사게 되고 동네 슈퍼로 자주 가는 것 같다.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등등 이런 전자제품들이 우리에게 엄청나게 편리한 생활을 하게 만들어주니 우리의 삶이 편안해지면서 그로 인해 우리는 쓰레기와의 전쟁을 치루고 있고, 환경이 오염되면서 동식물과 사람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 거기에 지구온난화까지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다. 얼마전 지구의 날 50주년 소등행사도 있어서 같이 동참하기도 했지만...
괴물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냉장고를 꿀꺽한다. 그것도 한입에 꿀꺽~~입도 크다. 한세네 동네에 냉장고가 하나씩 사라진다. 정말 이상하다.
"내가 먹어 버려야, 너희가 건강해져"
어렸을 때 마당에 있는 텃밭에서 채소를 바로 따서 밥상에 올렸는데 지금 아이들은 마트에 가서 식재료를 사와 냉장고에 들어갔다가 밥상에 올라오니 영양소가 당연 예전보다 덜 할거다. 채소에 들어있던 영양소를 예전 그대로 채우려면 지금은 엄청난 양을 먹어야 예전에 먹었던거랑 같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괴물은 한세네에게 아주 고마운 존재이다. 냉장고가 없어지면서 조금씩 필요한 식재료를 사서 바로바로 조리해서 먹고 이웃과 나눔을 베풀게 만들고 이웃과 친하게 만들고 떠났으니 말이다.
냉장고가 다시 집에 오는 날 엄마의 표정과 한세의 표정이 대비되어 보인다. 새 가전 제품이 들어오면 설레는 마음을 한세엄마가 대신 표현한 것 같다. 동네에 냉장고가 다시 늘어나자 괴물이 놀이터에 다시 나타나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준다. 아이들은 자기들과 같이 놀아주는 괴물이 정말 좋겠죠.^^
그런데 어른들은 냉장고가 또 없어지니 화가 날만도 하다. 도둑을 잡기전까지 냉장고를 사는건 미룬대요.
냉장고를 사지 않아서 동네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저녁을 먹는 장면을 보니 어릴적 마당에 돗자리를 펴놓고 식구들 빙둘러앉아 먹던게 생각난다. 지금은 가족들이라고 해봤자 4명정도 밖에 되지 않아 시끌법쩍 하지는 않지만 어릴때는 동네에서 놀다가도 남의 집에서 밥도 먹고 심부름도 자주 가고 서로서로 나눠먹어서 그집 식구가 몇인지 그집에 무슨 일이 있는지 알 정도였는데 지금은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앞집이 누구인지 윗집아랫집이 누구인지 알 수도 없다.
이사를 와도...이사를 가도 알 수 없으니 말이다. 이웃끼리 친하게 지내는 한세네처럼 사는 날이 있을까^^
마지막 부분에는 "냉장고가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하는 부분이 있는데 아이와 같이 해 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