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이 아닌 일로 야근하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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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
소피 블래콜 글.그림, 김경연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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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침이야?
아니,
왜 아니야?
아직 밤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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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기사로 먹고살기 - 자격증 취득부터 공무원 취업에 이르는 알자 노하우 먹고살기 시리즈
손효진 지음 / 바른번역(왓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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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으로 학원강사를 그만둔 후 재택근무로 육아를 하며 일해야겠다 생각했는데, 프리랜서로 받았던 외주 일거리가 꾸준하지 않아 적은 수입으로 무엇과 병행해야 할지 고민하다, 속기사가 되면 어떨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타이핑만 빠르게 칠 수 있으면 되니 다른 자격증 시험이나 고시처럼 준비할 게 많이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격증 시험을 주일에 보고, 게다가 시험이 자주 있지도 않고, 준비기간이 긴거 같고, 속기사 전용 키보드 가격이 매우 비싸고, 그 키보드로 속기사 학원을 다니며 배워야 한다는 걸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고 생각보다 시간과 금액 투자가 적지 않다는 생각에 속기사 될 생각을 접었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일단 머리말에서부터 속기사의 전망이 좋다는 이야기를 읽으니 희망적이다. 속기사가 사장될 직업이라는 견해가 있는데, 현직 10년차로서 작가가 본 전망은 앞으로 속기계가 스킬업하여 방대한 업무량을 처리할 수 있게 해줄 거라고 한다. 나도 속기사의 전망에 대해 그리 희망적이지 않았는데 현직 실무자의 말이니 믿어도 되겠다.

 

  속기사라는 직업 자체는 생소하지 않으나 정보가 없어서 선뜻 발을 들일 수 없는 영역이었는데, 이 책에 소개된 저자의 입문과정(‘속기사 일기코너) 이야기는 내가 제일 알고 싶던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막연히 중요한 기록이 필요한 곳에 속기사가 필요하겠지 하고 법원이나 국제회의 정도에서 활약하는 줄 알았는데, 각 정부부처와 그 산하기관에서 활약한다 하니 취업의 문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닌 듯하다. 또한 역사의 기록을 남긴다는 보람과 사명감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속기사의 전망에 관한 작가의 말 중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기계가 발달해도 책임은 인간이 진다. 인간의 관리감독하에 기계가 기능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남들이 비전 있고 안정적이라고 말하는 직업을 다같이 가지려 하는 것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좋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 문장이 맘에 들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좋아하는 일로 바꾸는 전략이 필요하다.”

  근무환경에 대한 설명에서는, 공무원이 아니어도 공무원이 속한 조직에서 많이 일하기 때문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라는 정책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는 게 눈에 들어왔다. 나는 첫아이 출산을 앞두고 사직했으며, 재입사 하고서 둘째 아이 입덧으로 갑작스레 퇴사했다. 두 번 다 육아휴직과 실업급여를 타지 못했다. 경력단절 여성으로서 육아와 병행하며 할 수 있는 직업으로 재택근무가 좋은데,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번역가뿐 아니라 속기사도 이런 상황에 적합한 것 같다.  

  내가 걱정했던 짧지 않은 준비기간과 비싼 키보드값도, 일찍 취업 준비해서 했으면 충분히 감당할 만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일찍 만났으면, 그래서 정보를 일찍 접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작가가 일을 시작한 10년 전이 내가 취업준비생이던 시절이니 이 책을 일찍 만나는 일은 애초에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그만큼 정보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다. 나는 대학에 가기 전 영문과가 있는 학교만 알아보고 지원하면서도 대학 가서 일본어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설마 내가 간 학교에 일본어과가 없을 줄은 몰랐다. 근로장학생으로 도서관 사서 알바를 하면서 사서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면 사서자격증이 나온단 걸 알게 돼서 복수전공은 못해도 수업이라도 들어볼 까 했는데, 우리 학교에는 문헌정보학과도 없었다. 교정교열 외주 프리랜서로 일하는 지금도, 이런 직업이 있다는 걸 직접 하기 전엔 몰랐다. 알았다면 더 일찍 시작할 수도 있었을 텐데. 적절한 정보를 일찍 얻어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강점이다. 이 책이 그런 정보가 될 것이다.

  속기사의 활동분야, 급여 체계, 근무환경, 입문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 것이 이 책을 통해 얻은 제일 큰 정보이다. 사실 이 책 내용 전부가 정말 고급 정보들이다. 이런 정보는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낼 수가 없었다. 문체부 속기사, 국회 속기사, 법원 속기사, 검찰 속기사, 경찰 속기사, 지방의회 속기사, 공사 · 위원회 속기사, 자막방송 속기사, 학습지원 속기사, 군무원 속기사, 속기 특수병 중 나는 자막방송 속기사와 학습지원 속기사가 적성에 맞을 것 같다. 속기할 내용이 관심분야과 겹치고 다른 부처보다 내용전달에 있어 긴장감이 덜할 것 같다. 또한 출퇴근도 빡빡하지 않고 입사시험 문턱도 낮은 것 같다. 작가가 있는 곳은 정부청사의 e브리핑 시스템으로 각종 이슈, 정책에 대해 누구보다 소식을 빨리 접하고 전달하는 보람이 있다지만, 그쪽에 별 관심이 없는 나에게는 이 부분이 장점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속기사 일을 계기로 없던 관심이 생기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시사에 밝은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될 테니까.


   두 가지 대표적 속기사 전용 키보드 중 뭘 사야 하나 고민도 했었다. 하나 써보고 이건 나랑 안 맞네. 다른 거 사야지.’ 하기엔 너무 비싸니까.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그걸 정할 수 있던 것도 정말 큰 도움이 됐다.

​  지금은 내가 당장 수입이 적어 빨리 준비해 수입이 늘어날 만한 일을 해야 하기에 과외교사를 선택했지만, 여윳돈이 생기면 키보드 사고 틈틈이 준비해서 속기사 하고 싶다. 자격증 준비에 1년쯤 걸린다니 찬찬히 준비해 보아야겠다. 일단 키보드 살 돈 좀 모으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좋아하는 일로 바꾸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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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 패러독스 - 여성폭력은 결국 남성의 문제다
잭슨 카츠 지음, 신동숙 옮김 / 갈마바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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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보면 엄청 옛날 책 같고 되게 딱딱한 책 같다.

두께도 두껍고 제목도 민감한 사항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읽을 필요를 강하게 어필하는 책이다.

 

제목 아래의 부제가 결국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다.

여성폭력은 결국 남성의 문제다

 

여성들이 당하는 폭력은 여성 문제가 아니라 남성 문제라는 것이다.

당하는 여성들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가해자인 남성들이 문제인 것이다.

 

모든 가해자들 중 여성의 비율은 극히 일부이다.

남성들은 자신들보다 약한 여자, 아이, 약한 남성들에게 폭력을 가한다.

 

잠재적 피해자들이 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잠재적 가해자들이 폭력을 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들이 나서줘야 한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내 주위에는 그런 사람 없어라고 치부할 게 아니다.

 

사실 폭력 문제는 여성들이나 남성들 모두에게

생각하고 싶지 않은 골치 아픈 주제인 것은 맞다.

 

그러나 여성과 남성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일어나는 일이

여성들만의 문제일 수는 없다.

 

여성은 남성의 아내, 여자 친구, 어머니, , 여동생, 누나, 직장동료, 친구이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소중한 여성들이 당했다면

남성들에게도 개인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남성들을 모두 잠재적인 가해자로 몰고 죄책감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남성들에게 책임감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다.

 

자신이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주변 남성들이 가해자가 되는 걸 방관하지 않아야 한다.

 

뉴스에는 연일 폭력사건을 끊임없이 다루고 있다.

여성폭력은 이미 심각하게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 되었다.

특히 모르는 사람보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더 많이 당한다.

통계치를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뉴스만 봐도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피해를 입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알려지지 않은 폭력사건이 더 많다.

여성들이 신고하지 않고 쉬쉬하며 넘어가는 일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자신과 가까운 관계인 남성이 처벌받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크게는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사람들의 관습 때문이다.

 

성폭력 피해 예방수칙으로 남성들에게도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하는데

여성들에게만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가르친다.

이는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관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성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현상이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인이지만

한국 사회도 미국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 문제는 더 심각할 것이다.

 

내가 아는 사람이 가해자이거나 피해자이길 원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대부분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해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재미없는 책일 거라 생각해서

별로 읽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아는 사람이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더더욱 우리가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여성이 남성들을 비난하려고 이 책이 쓰여진 것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남성이다.

피해 당한 여성들이 모여 단체를 만들고 활동한 지 오래 되었다.

남성들은 여성들의 얘기를 잘 듣지 않는다.

이제 남성들이 더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차별주의를 해결하는 데

백인들이 나서는 것이 더 큰 해결을 가져올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며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우리도 주변에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이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남성들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생각이 바뀔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우리 집에 같이 사는 남성에게도 꼭 읽힐 생각이다.

앞으로 우리 집에 태어날 남성에게도 꼭 이야기해줄 것이다.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 아니고, 남성보다 하찮은 존재가 아니며,

인간으로서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여성들은 그것을 이미 알고 있다.

남성들이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성폭행당하는 것과
자동차 앞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히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저 그 후
자동차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인류의 절반을 두려워하게 된다는 점이 다를 뿐.

마지피어시 ‘성폭력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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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랑한 분야 목록이 의외지만 재밌네요. 코스북 분야는 뭘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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