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샘이 넘쳐흐르리라 - 인생의 사막을 지나는 순례자들이 들려주는 위로
L. B. 카우만 지음, 김동완 옮김 / 복있는사람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카우만여사가 쓴 "사막에 샘이 넘쳐흐르리라"라는 책의 첫 장을 열었을 때는 제가 십 년 넘게 다닌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책상 서랍을 정리하던 날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당해서 거의 일 년 동안이나 병원 생활을 하게 했던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도저히 회사 업무를 더는 볼 수 없었기 때문에 퇴사하게 되었는 데, 마음이 엄청나게 무겁고 불안했었습니다.
다음 학기 등록금을 부모 몰래 걱정하는 대학생인 작은아이, 나를 병구완하느라 자신의 몸도 망가져 버려 힘든 일을 하지 못하는 아내의 모습, 지난달 걸려온 집주인의 집을 내어 놓았다는 통보...

그래도 참으로 다행인 것은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이었습니다.
충분히 사막처럼 메마른 마음을 갖을 수밖에 없고,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는 돌덩이처럼 소망이 없는 존재이지만, 그래도 기대고 비벼대며, 위로해 주시기를 바랄 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요.


"사막에 샘이 넘쳐흐르리라"가 좋았던 이유는 내게 무엇을 강요하지 않아서였습니다.
나와 같이 마음이 지친 사람에게, 어두운 길을 혼자 걸어가는 듯, 마음이 불안한 사람에게, 기쁨을 누려본 적이 꽤 오래된 사람에게 카우만여사는 직설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위로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경험했고, 그것을 통해 얻은 귀중한 지혜를 우리에게 나누고 있을 뿐입니다.
그 지혜는 사막의 길을 지나며 메말라 갈라져 버린 입술을 적셔줄 자그마한 샘물이 이 사막 어디엔 간 있을 것이라는 소망을 갖는 것이고, 우리가 찾으면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 길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지도가 아닙니다.
읽고 묵상하며 내가 걷고 있는 삶의 길 어디에 그 샘물이 있을까를 찾아야만 합니다.

 

또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삼백육십오일 동안 매일 조금씩 나누어 읽을 수 있어서였습니다.
매일 새벽에 그날에 해당하는 분량을 읽고, 충분히 묵상한 후, 온종일을 막 베어낸 풀냄새를 맡는 상큼한 기분으로 씩씩하고 힘차게 지낼 수도 있고, 또는 저녁의 고단함과 더불어 만족하거나 아쉬운 하루의 궤적을 돌아보며 그날에 해당하는 분량을 통해 위로와 감사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복한 것입니다.  
하늘에서 일 년 동안 나누어 내려야 할 빗물이 한꺼번에 쏟아진다면 그것은 들녃의 곡식과 채소에는 은혜가 아니라 재앙입니다.
하지만 아침에 잠깐만 보슬비와 같은 모양으로 매일매일 나뉘어 내려 주기만 한다면 더 이상 좋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도 매일 이 책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느끼는 버릇만 들일 수 있다면 삶 속에서 최상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귀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분들은 올 한 해 동안 제가 어렵고 힘든 삶을 살 것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들은 모릅니다.
제가 가는 길 곳곳에 넘쳐흐르는 샘물을 만들어 놓으실 분이 계시다는 것을 말입니다.
또 제가 그분을 신뢰한다는 사실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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