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 - 김석 장편소설
김석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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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 집안은 이북에서 피난을 내려왔습니다.

그 어른들은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그 곳을 그리워하며 살다 돌아가셨습니다.

그분들이 행복할 수 없었던 이유는 이 땅에 서로 섞일 수 없는 두 체제가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는 다른 것을 학습하느라, 장성한 후에는 생업에 몰두하느라, 우리의 현대사에는 많은 관심이 없었습니다.

박정희와 전두환의 군사정권, 또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 체제에서 성장하였고, 비슷한 성향의 시대에 사회에 편입되어 살다 보니 일제의 식민지를 마치고 육이오 전쟁을 겪기까지의 시기를 제대로 학습할 시간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때 무슨 일들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궁금했고 그 결과와 영향이 알고 싶었습니다.

마침, 신탁통치 결정이 있던 때부터 육이오 전쟁이 일어나기 일 년 전까지 남한에서 좌익과 우익의 대립으로 일어난 일들을 소설 형식으로 기록한 " 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김석이라는 분이고 바른북스라는 곳에서 출간하였습니다.


이 소설에는 사회주의 사상에 전도되어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사람들과 그 사상에 피해를 보아 사회주의자의 행동을 분쇄하려는 사람들의 대립과 전쟁이 있습니다.

이 대립은 폭력으로 시작되었고, 그것보다 더 큰 폭력으로 되돌려집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 대립은 상대가 박멸되어야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게 되고, 서로 점점 더 큰 피해를 보며 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자는 그 당시의 일들이 절대로 별개의 이유로 발생한 것도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흐른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 소설에서 서울에서 일어났던 친탁과 반탁의 지지 세력들이 충돌하였고, 철도 파업을 시작으로 대구와 부근 지역의 폭동이 일어나 많은 살육이 있었으며, 결국 제주도로 그 피의 폭력이 이어지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남로당과 서북청년단의 젊은이들이 서로 죽이고 복수하며 아까운 삶을 마쳤고, 상대측의 가족이나 친지라는 이유로 애꿎은 목숨이 어이없고 매우 잔인한 방법으로 사라졌습니다.

사건의 주도자나 배후들은 별로 피해 없이 생존하지만, 참여자나 그 사건이 있던 곳에 살았던 사람들만 피해를 보는 어리석은 일들이 벌어진 것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신문의 기사와 같은 것을 주된 자료로 보고 집필했고, 남로당인 김달삼이나 이덕구 같은 인물의 행적을 추적하는 형태의 글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 반대 관점에서 사건과 피해를 기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좌익이건 우익이건 상대를 말살하기 위해 모든 일을 했을 당시의 제주도에서 결코 어느 진영의 사람들만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되고, 무엇보다도 어느 진영에 속하지 않은 대다수의 민중이 폭력과 학살되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이러한, 비참하고 억울한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어느 체제가 더 나은지는 현재 상황이 어떤지를 생각하면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잘 판단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현재의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이 이 소설에서 읽었던 폭력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고, 많은 사람이 그때와 같은 고통에 시달리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냥 멀리 있는 곳에서 일어난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마음 아파하며 그런 일들이 빨리 끝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있다면 힘을 나눌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바른북스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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