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스토리
리처드 파워스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은 2019 퓰리쳐상을 수상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또 평단과 언론에도 극찬을 하였다고 한다. 여러군데에서 상을 받았다는 기대감과 인간과 숲에 대한 기념비적 소설이라는 문구를 보고 마음이 혹해서 두꺼운 분량임에도 한번 도전해보게 되었다.


책을 펼치고 목차를 보자마자 조금은 독특한 느낌이 받았다. 각 챕터의 제목을 뿌리, 몸통, 수관, 종자로 적어놓은 것이다. 모두 나무를 이루고 있는 요소인데다 나열한 순서도 가장 밑에 있는 뿌리부터 맨 위의 수관, 그리고 종자로 적어놓았다. 대충 목차의 제목만 보아도 내용의 구조가 얼핏 보이면서도 어떻게 될지 궁금증이 생겼고 이런 제목을 붙인 작가의 센스도 돋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는 뿌리에서 부터 시작된다. '뿌리' 장에서는 8개의 세부 장으로 또 나누어져 있다. 각각 니컬러스 호엘, 미미 마, 애덤 어피치, 레이브링크먼과 도러시 카잘리, 더글러스 파블리첵, 닐리 메타, 패트리샤 웨스터퍼드, 올리비아 밴더그리프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독특한 점은 각각의 인물을 보면 나무와 관련된 이야기가 조금씩 엮여있다.


니컬러스는 자신의 조상으로부터 이어진 밤나무와 관련된 이야기를, 미미 마는 아버지가 준 나무반지를, 나무 덕분에 목숨을 거진 참전 군인 더글라스는 비행기에서 추락하다 나무덕분에 목숨을 건졌고, 패트리샤는 장애가 조금 있지만 나무에 푹 빠져 사는 식물학자가 되었다.그 외의 인물에도 중간중간 나무에 대해 언급을 하지만 인물들 사이의 큰 만남이나 공통점은 보이지 않고 뿌리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하지만 이야기는 올리비아가 죽다 살아난거에서 몸통의 이야기가 시작이 된다.


램프를 젖은 손으로 만지다 감전이 되어 죽었지만 운이좋게도 다시 살아난 올리비아. 깨어난 올리비아는 자신이 느꼈던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정리하다 우연찮게 숲의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을 알게 된다. 그 후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멀리 떠나다 닉을 만나게 되고, 벌목 현장을 막는 산림 보호 운동을 펼치면서 그 뒤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이 책엔 여러 주목포인트가 많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의 눈에 띄는 점은 나무, 자연, 숲에 대한 표현이 매우 아름답다는 것이다. 마치 태고의 밀림에서 나홀로 자연의 웅장함을 보고 있는 느낌. 주위엔 초록색과 햇빛밖에 보이지 않고, 간간히 나뭇잎 사이로 흐르는 바람소리와 그 속에서 숨쉬는 생물들을 고스란히 오감으로 느낄수 있는 모든 것들을 오로지 문장으로만 표현하고 있다. 이런 자연에 대한 아름다운 표현들을 보면 절로 경외심이 들게 되고, 이 글을 쓴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자연의 은혜를 입고 살고 있다. 이 책에서 나타난 8명의 등장인물들 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자연의 은혜에 대해 잘 깨닫지 못하고 등한시하거나 오히려 더 뺏으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 인간들의 모습을 부끄럽게 만들 뿐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려는 자연의 모습을 이 소설에서 보여주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작가는 이런 통찰을 우리에게 아무런 말없이 그저 등장 인물들의 행동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묘사한 장면으로만 표현했기에 문학적으로도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이 든다.


철학자 베이컨은 '책은 늘 살아 자신의 씨앗을 인간의 마음속에 심으며 다가올 새로운 시대에 끝없이 행위와 의견을 불러일으킨다,'라고 말했다. 번역 탓에 조금은 딱딱하고 이해하는데 난이도가 있을 수도 있지만 아름다운 숲과 나무들을 싱그럽게 표현한 문장들을 보면 마치 눈앞에 거대한 원시림이 있는 듯한 격한 감동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와 자연의 관계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고 그 속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를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이 소설은 소개된 그대로 인간과 숲에 관한 기념비적 소설에 걸맞았고, 그만큼 상을 받기에 충분히 가치가 있는 소설이었다. 이 감동을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한번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