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속 인문학 - 길 위의 묵상, 걷기에 관한 성찰
황용필 지음 / 샘솟는기쁨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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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이모저모 날카롭게 곤두선 듯한 가시밭길 속에서도 인류의 문명은 지속되어 왔다.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MargaretMead)는 강의실에서 종종 학생들과 ‘한 문화 안에 처음으로 문명이 나타났다는 증거가 무엇인가?‘에 대해 토론했다. 내심 토기나낚싯바늘, 맷돌 혹은 최초로 재배된 농작물들이 그 증거라고 기대했던 학생들에게 그녀가 들려준 답은 뜻밖에 ‘치료된 대퇴골(A healed femur’)이었다.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사는 적자생존 사회에서 화살이 관통한유골이나 둔기에 맞아 깨진 해골들이 대부분이지만, 골절된 후치료되어 더욱 강해진 대퇴골의 유물은 다르다.
치료된 대퇴골이란, 누군가가 다친 그를 위해 상처가 나을 때까지 대신 사냥하고 음식물을 날라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아닌 타인을 배려하는 희생과 연민의 정은 동물적 자연사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한층 진보된 구조로서 이것이 바로 문명이 등장했다는 최초의 단서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희망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Jurgen Moltmann)은‘빈곤의 대안은 무엇인가?‘에 대해 진단이 탁월하다. 그는 ‘빈곤에 대한 대안은 부가 아니다. 빈곤과 부의 문제에 대한 대안은다름 아닌 공동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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