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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레터
이와이 슌지 지음, 문승준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7월
평점 :
한국에서는 영화 러브레터와 4월 이야기의 원작 소설가로 이름을 알린 '이와이 슌지' 작가의 신작 <라스트 레터> 영화 러브레터를 보면서 먹먹함을 느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반가운 도서일 것이다. 나 역시 예전에 극장에서 직접 러브레터를 관람했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더욱 반갑고 애정어린 소설이었다.
러브 레터의 아련하고 눈물 나는 학창 시절의 기억과 편지로 주고받는 추억들이라는 정서를 그대로 가져온 책이라서 더 좋았다. 물론 러브레터와는 이어지지 않는 새로운 내용이다.
죽은 언니의 부고 소식을 알리기 위해서 언니 미사키의 동창회를 찾은 여동생 유리. 두 자매의 실루엣이 비슷했기 때문일까? 언니의 동창들이 모두 자신을 미사키라고 단단히 오인하고 있었다. 결국 언니의 부고도 제대로 전하지 못한 채로 언니 미사키 행세를 하다가 모임은 파한다.
한편 그 자리에는 학창 시절 미사키를 좋아했던 남자 오토사카도 참석했었는데 사실 유리는 오토사카를 남몰래 짝사랑 했었다. 그는 동창회에 나온 여인이 미사키가 아닌 동생 유리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는 도통 알지 못 한다. 그리고 고민하는 것도 잠시. 오랜만에 미사코를 마주했다는 반가움으로 문자로 덜컥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한편 그 시간 유리의 남편이 문자를 보고 크게 분노한 탓에 미처 답장할 수 없게 되자 유리는 자신의 주소를 적지 않은 채 오토사카에게 편지로나마 답장을 하게 된다.
두 사람이 편지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는지, 또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 같은 편지의 핑퐁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어지는 이야기 역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만큼 재미있었다. 읽는 내내 소설 속 장면들이 영화처럼 머리속에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책을 읽고 나서 검색해보니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영화같고 때로는 동화같은 이와이 슌지의 소설을 마주하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