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지구는 없다
타일러 라쉬 지음, 이영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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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지구는 없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는 인류세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하지만

외면하고 있었던 진실들에 대해 쉽고 재치있게 접근한 책이기도 하다.


미국의 한적한 시골 마을 버몬트 주에서 나고 자란 그의 자연에 대한 애정과 환경과 기후에 대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는데,이 땅에 발 붙이고 사는 사람이라면 지당히 알아야만 하는 일이지만 다소 고루하거나 지루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들을 제대로 하나씩 짚어나가는 게 특징인 책이다.




예를 들어 책을 출판할 때는 FSC인증을 받은 종이와 친환경 잉크를 사용하고,소비자들은 인증 마크를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두 번째 지구는 없다' 역시 FSC인증을 받았다.




FSC인증이란 산림자원 보존과 환경 보호를 위해 국제산림협의회에서 만든 산림 관련 친환경 국제 인증이라고 한다. 환경, 사회,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을 보증하여 책임 있는 관리를 촉구하고 난개발을 방지해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관리된 나무를 선택해 숲과 야생 동물을 모두 보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끄럽지만 나도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읽으며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다. 책을 좋아하고 많이 소장하고 있지만 정작 이런 것들을 놓치고 있었구나 싶어서 반성하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 하고 또는 자각하지 못 하고 저지르는 일들이 수 없이 많이 존재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소소한 거라고 치부되지만 사실은 절대 소소하지 않다. 우리의 삶의 터전을 훼손하고 오염시키는 일을 어찌 감히 소소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단 말인가.




사실 나 정도면 괜찮겠거니 생각한 적이 있다. 나만큼만 분리수거 하고, 나만큼만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덜 쓰고 하면 지금보다 숨쉬기 좋은 지구가 될 거라고 착각했다. 내가 먹는 가공 식품 속 들어간 팜유가 숲을 훼손하고 동물들의 터전을 없애가면서 얻은 거라는 걸 간과하고 살았다. 대충 분리수거를 한다고 지구를 지킬 수 있다는 건 허울 좋은 소리일 뿐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리고 기업적,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다 강력한 규제와 본보기가 필요하다는 걸 다시금 경각하는 시간이었다.


재작년과 작년 나보다 한참 어린 그레타 툰베리의 기후 위기에 대한 등교 거부 시위를 접하고 놀란 적이 있다. 처음에는 그래도 학생이 학교에는 가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꽉 막힌 생각을 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어른인 내가 아이들을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구나 싶어 부끄러웠다. 현재 우리가 처한 기후재난 상황은 사실 도저히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다. 당장 재작년 찾아온 이상기후와 장기화된 폭염, 계절의 변화로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지 않은가.


기후 위기로 인해 코로나 19같은 바이러스가 더 많이 확산될 가능성이 놓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영구 동토층도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수십 수백 년간 언 땅에 묻혀 있던 날짐승들의 사체가 드러나면서 거기 있던 온갖 세균과 바이러스와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이처럼 자연은 나비효과와 연쇄효과가 일어나는 곳이다.




또 한가지 인상깊었던 내용은 우리가 싸고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선택하는 것들이 오히려 가장 비싸고 불합리한 것이라는 점. 음식으로 예를 들어보자. 친환경 육류보다 값싸고 자극적인 가공육을 즐겨 먹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자주 먹게되는 음식들 중 하나다. 그런데 햄과 통조림 등에는 그것을 먹고 발생할 수 있는 질병들에 대한 가격은 빠져 있다고.


원자력발전소도 마찬가지이다. 당장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고 건설한 원자력 발전소가 수명을 다해 폐쇄해야 할 때,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천문학적인 금액과 환경 오염, 그리고 시간인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 생각해보면 결코 효율적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과 친환경적인 에너지 생산이 사실은 가장 효율적이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걸 알아야만 한다.


이 밖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이해도 되고 공감도 갔다. 다소 친숙하지 않은 환경에 대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어렵거나 복잡한 내용 없이 읽기 쉬운 말들로 적힌 점 역시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성인까지 모든 독자층들이 읽었으면 하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얼마 전 어느 책에서 이런 말을 보았다. 편리함은 무책임의 다른 표현이라고.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날들과 비교해보면 이보다 더 간단명료하게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정말 적극적인 참여와 변화가 절실한 때이다. 책을 통해 현실을 직접 마주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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