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 바로 지금,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하여 클래식 클라우드 22
정여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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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 


헤세 X 정여울


아르테의 클래식 클라우드


"절망하지 않는 자는 아무런 어려움도 영혼도 없는 사람들이다. "




우리에게 친숙한 문학 작품을 고르라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나는 주저하지 않고 데미안이 떠오른다. 1919년에 처음으로 출간된 데미안이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힘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누구나 지니고 있는 저마다의 작은 마음들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소설이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들을 읽은 후로 줄곧 그에 대해 알고 싶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어떤 어린 시절을 겪었기에 이런 이야기를 만들 수가 있는 걸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드디어 '헤세'를 읽으며 그 해답을 찾았다. 




헤세의 발자취를 따라 떠난 정여울 작가의 '헤세'는 헤세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처럼 다면적이고 다채로운 도서였다. 헤르만 헤세의 흔적을 좇아 그의 고향이 있는 독일 남부의 시골 마을에 가는가 하면, 그곳에서 보고 느낀 풍경들을 작가의 눈을 통해 나에게 전달해주는 하나의 여행책 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헤세의 작품들을 정성스럽게 모아 소개해주는 큐레이팅 같기도 하다. 덕분에 독서의 재미를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헤세가 살았던 가이엔호펜의 집을 보면서 나도 저 나라에 꼭 가보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헤세의 소설은 지금까지도 활발히 출간되고 읽히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반면, 소설 속 그 어는 곳에서도 그가 살던 집의 풍경, 그가 바라봤을 호수의 잔잔함, 그가 쓴 편지와 착용했던 안경, 수채화를 그릴 때 사용하던 팔레트 등을 알 수는 없었다. 이 모든 것을 이 책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 


작가와 화가 등 예술가가 보고 듣고 느끼던 장소에 가 본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들의 예술 작품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이자 아주 흥미롭고 호기심 넘치는 접근일 것이다. 또, 머리로만 느꼈던 작품의 이해와 해석 역시 가슴으로 느끼며 어떤 울림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크게 여행자 - 방랑자 - 안내자 - 탐구자 - 예술가 - 아웃사이더 - 구도자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그의 삶과 작품을 골고루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헤세 도슨트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해세에게 융이 안내자의 역할을 했듯이, 우리에게는 '헤세'가 그리고 '헤세의 소설'들이 기꺼이 안내자 역할을 수행해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 내면의 그림자를 들여다 보는 모습, 상실의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들이 그의 소설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가 있으리라. 


아마 헤세가 살았던 곳이 아니라면 나는 독일 남부의 이 작은 도시를 물어물어 찾아올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나는 새삼 '내 마음의 오래된 열병'을 떠올렸다. 왜 이렇게 끊임없이 떠나고 싶어 할까. 매번 집으로 돌아올 땐 집을 향한 그리움을 가득 느끼면서도 말이다. 모든 여행에 완전한 만족이란 없었다. 꿈꾸던 그 무엇을 꿈과 똑같은 모습으로 찾지는 못하지만, 전혀 알지 못해는 장소까지 그리워하게 만드는 여행의 마력은 '내 그리움의 얼굴' 을 조금씩 알아나가는 과정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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