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3 :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 불타는 사막에 피어난 꽃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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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3 :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실크로드 답사는 내 인생에서 가장 감동적인 여행이었다."

사막과 오아시스, 미라와 석굴사원을 찾아가는 신비로운 순례길


실크로드에 간다는 건 단순히 고대 동서무역의 중심지로 불리며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던 길을 걸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그 길 위에 정착하고 그 곳을 고스란히 삶의 무대로 가꾸며 살아가던 사람들의 역사와 과거가 숨쉬는 장소를 느끼고 오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로프노르 호수를 중심으로 살던 오아시스 도시들 말이다.


이번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3편에서는 가장 처음으로 누란이라는 나라의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다. 셔역과의 무역으로 인하여 전례 없는 평화와 안정의 도시. 동서 무역이 활기를 띠면서 많은 도시들의 경제가 윤택해지고 그와 더불어 새로운 오아시스 국가들도 더러 생겨났다고 말한다. 그 국가들은 각기 독자적으로 활발하게 진전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화려했던 나라에게도 끝이 찾아왔으니 바로 생태계의 파괴. 고대 실크 로드의 오아시스 국가들은 로프노르 호수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는데 생태계의 파괴와 그로 인한 르포노르 호수의 메마름은 그 주변에 위치한 오아시스 국가들의 멸망을 재촉하는 촉진제 역할을 한 셈이다. 실크로드의 요충지였던 누란마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그렇게 전설과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누란은 그로부터 몇 천년의 시간이 흐른 뒤인 20세기 초 서양의 탐험가에 의해서 다시 드러나게 되었다고.


실크로드의 동쪽에 위치한 주요 국가였던 누란을 시작으로 투르판과 쿠차, 타클라마칸 사막, 호탄, 카슈가르를 여행하고 답사한 기록이 자리잡고 있었다. 투르판 지역은 3개의 주제로 나누어 쿠차 지역은 2개의 주제로 나누어 더 깊이있고 심도있는 역사와 답사 흔적을 다루고 있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던 지명들보다 조금은 생소했기에 책을 읽기 전, 지난 달에 개최된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출간 기념 북토크를 먼저 시청하니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직접 그 장소를 다녀 온 애독자의 진심어린 소감을 들으니 나역시도 이 책에 더 큰 애정이 생겼다.


책상머리에서 막연히 실크로드를 생각할 때면 동서교역을 위해 낙타를 몰고 가는 소그드 카라반, 또는 불경을 구하기 위해 황량한 사막을 건너던 현장법사나 혜초 스님 같은 구법승들, 또는 서역을 차지하기 위해 중국인과 유목민이 벌인 무수한 싸움을 떠올리곤 했다. 그러나 막상 투르판에 와보니 그것은 지나가는 자들의 이야기일 뿐 오아시스 도시에 뿌리내리고 오순도순 살아갔던 서역인들의 숨결과 체취가 살갑게 다가왔다. 그네들의 시련의 역사 속에 남기 유적에는 아픔과 슬픔, 그리고 애잔한 소망이 서려 있었다. 그것은 오아시스 도시의 숙명 같은 것이었다. 그 때 나는 실크로드란 길로 나 있는 선이 아니라 오아시스 도시에서 오아시스 도시로 이어가는 점의 연결이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 여러 오아시스 도시들도 답사하고픈 충동과 의욕이 일어났다. 역 26국은 아니어도 투르판과 함께 이른바 서역 6강으로 꼽을 수 있는 쿠차, 호탄, 카슈가르 등을 답사하고 싶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3 :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는 내가 가지고 있는 실크로드에 대한 이미지를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또한 중국이라는 나라를 떠올렸을 때 단번에 생각나는 단편적인 민족의 이미지에 대한 고정관념 역시도 탈피하게 만들어 주었다. 실크로드라는 미지의 장소, 막연한 이미지로만 떠오르는 그 곳을 구체적으로 이미지화 시킬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잘 모르고 있던 지역인 만큼 모든 내용이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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