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텍쥐페리, 삶과 죽음을 넘어

생텍쥐페리, 삶과 죽음을 넘어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설영환 옮김 / 작가와비평 / 2020년 5월

세계적인 소설 어린왕자와 야간 비행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작가 생텍쥐페리. '생텍쥐페리, 삶과 죽음을 넘어' 는 그가 전쟁에 참여하면서 겪었던 일화들이나 그 시기를 겪은 자신의 생각 그리고 자신이 쓴 서문 등과 편지를 엮어 만든 에세이다. 

생텍쥐페리의 소설을 읽으며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지만 잘 알지는 못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어린 왕자 같은 책을 쓸 수 있다는 말인가. 어떤 삶을 살아왔기에 이다지도 눈물 나는 문장들을 만들 수 있는 것인가 싶었던 적이 있으므로. 

생텍쥐페리는 작가인 동시에 파일럿이었다. 그의 저서 중에 유명한 야간 비행을 포함하여 어린 왕자에서 조종사가 사막에 불시착한 내용까지 그가 비행을 하면서 겪었던 경험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다. 그러한 경험들이 '생텍쥐페리, 삶과 죽음을 너머'의 주된 내용이다. 그가 비행기 조종사로 일하면서 겪었던 일들과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면서도 그만의 뚜렷한 언어로 기록해놓았다. 

단순한 경험 나열이 아니라 전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견해, 비행에 관한 이야기들을 굉장히 철학적으로 깊게 다루고 있었다. 과연 이 정도로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이어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책 속에 평화라는 키워드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를 보고도 그가 전쟁을 매우 싫어했으며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체적인 상황이나 당시 느낀 감정들이 생생하게 다가와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는 아마도 대단한 기록광이었을 것이다. 

특히 다른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말이 실린 점도 인상적이었다. 다른 예술가들의 편지처럼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이 책에서는 그의 편지글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다. 그가 써내려간 소설은 물론이요 다른 사람들에게 쓴 편지를 보면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 

 전세계를 포함하여 우리 나라에도 그의 책들을 좋아하는 문학팬들이 참 많을 것이다. 어린왕자나 야간비행을 읽고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지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이 실마리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