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하멜 표류기 (양장) - 1668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헨드릭 하멜 지음, 류동익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재작년 제주도 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하멜 상선 전시관을 봤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당시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게 전부였는데 

얼마 전 TV 프포그램 '책 읽어드립니다' 를 통해 하멜 표류기 강독을 들은 이후에 

직접 책을 읽으면서 하멜의 감정과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한 기록을 접하고 싶어서 이렇게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이 조선 땅에 불시착하면서 약 13년 동안의 치열한 생존기를 다룬 '하멜 표류기'

잘나가는 동인도회사의 상선 '스빼르베르 호'는 거센 폭풍을 마주친 후 일본에 미처 도착하지 못하고 

제주도에 도착하게 됩니다. 당시 탑승중이었던 선원은 64명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36명만 생존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동료의 시신을 묻어주고 어떻게 하면 일본에 도착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지만 당시 조선의 폐쇄적인 분위기 덕분인지 13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이 땅에서 맞이하게 됩니다. 


외국인의 입장보다는 우리나라의 정서에 더 공감이 되겠거니 생각했는데 책을 모두 읽고 나니 그건 저의 오산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찌 보면 느닷없는 폭풍을 만나 힘들게 생존한 이들인데, 외국인들을 송환시키는 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선원들을 13년 넘게 창살 없는 감옥에 가둔다는 느낌이 들어서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고나 할까요. 


온갖 일들과 역경을 딛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탈출을 도모한 하멜과 그의 일행은 결국 조선 땅을 벗어나는데 성공하고 맙니다. 일본에 도착하자 54가지의 상세한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한 이후에는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협조해주었다고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조선에 처음 불시착한 순간부터 조선을 탈출한 순간까지의 기록이 매우 상세하고 자세하여 그 자료들에 신빙성을 인정받은 하멜 표류기. 사실 그는 난파된 배에서 서기라는 직책을 담당하고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렇게 꼼꼼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거겠죠. 


책을 읽고 나니 기록하는 행위에 대한 가치와 의미같은 것들도 보다 더 새롭게 다가오는 듯 했습니다. 

놀라움과 탄식이 동시에 쏟아져 나오는 그런 책. 하멜 표류기. 


우리나라에서 이를 소재로 한 드라마도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재미있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