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2시, 책방 문을 엽니다
동네책방 역곡동 용서점 이야기
샛노란 바탕만큼이나 따뜻하고 정감있어 보이는 동네 책방
서점이 아닌 책방이라는 어감은 조금 더 정겹고 추억을 소환시킨다.
이 책은 역곡동 용서점의 주인 박용희 작가의 에세이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개인적인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다.
처음 책방을 시작하게 되었을 무렵 어떻게 책방을 꾸려나갈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는지부터
책장을 직접 주문해서 조립하던 일, 작가의 책과 서점일에 대핞 경험과 일화들과
사람과 관련 된 이모저모를 담고 있는 그런 책이었다.
용서험이라는 책방의 이름은 아무래도 필자의 이름 '용희'에서 착안하였겠지만
읽는 이의 마음에 따라 '용'서점이 '용서'점이 되기도 한다.
용서하는 공간이라고 알고 있던 사람들도 종종 있다고 하는데
어디서 끊어 읽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이해가 가는 귀여운 오해다.
책 보는 사람이 점점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책은 누군가에겐 가장 매력적인 매체다. 책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에겐 독서가 유일한 선택지일 수 있다. 실제로 용서점 모임에 나오는 멤버 중 한 분은, 영상을 보는 것이 괴로워서 책 읽는 게 눈으로 갖는 유일한 문화 활동인 분이 있었다. 그 괴로움을 겪어 보지 않는 나는 그 고통을 모르지만, 어쨌든 책이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다. P.30
책 보는 사람이 점점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책은 누군가에겐 가장 매력적인 매체다.
책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에겐 독서가 유일한 선택지일 수 있다.
실제로 용서점 모임에 나오는 멤버 중 한 분은,
영상을 보는 것이 괴로워서 책 읽는 게 눈으로 갖는
유일한 문화 활동인 분이 있었다.
그 괴로움을 겪어 보지 않는 나는 그 고통을 모르지만,
어쨌든 책이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다.
P.30
책이나 글, 사람과 관련된 많은 문화 행사나 모임들이 개최되고 있었는데
그 취지에 맞게 써용, 그려용, 봐용, 먹어용, 만나용 등으로
변화무쌍하게 확장할 수 있다고! 듣고 나니 정말 그렇다.
글쓰기 모임을 통해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겉으로 비슷해 보이는 삶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 다른 결을 가지고 있듯 글도 그렇다. 주제도, 에피소드도, 글투도 같은 것이 없다. 매주 쌓이는 이 이야기들이 용서점에 숨을 불어넣는 기분이다. 여러 글들을 읽으며 내가 매번 생각하는 건, 세상에 시시한 인생이란 없다는 것이다.
글쓰기 모임을 통해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겉으로 비슷해 보이는 삶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 다른 결을 가지고 있듯 글도 그렇다.
주제도, 에피소드도, 글투도 같은 것이 없다.
매주 쌓이는 이 이야기들이 용서점에 숨을 불어넣는 기분이다.
여러 글들을 읽으며 내가 매번 생각하는 건, 세상에 시시한 인생이란 없다는 것이다.
원래 책방과 서점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동네 친구들을 사귈 수도 있고 같이 소중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런 저런 모임들까지 더해진다면, 이 용서점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을 듯 싶다.
이런 독자 친화적인 서점이 아직 존재한다는 사실이 퍽 반갑게 느껴진다.
우연히 골목에서 이런 책방을 발견한다면
보물찾기를 성공한 것처럼 재미있지 않을까.
여담이지만, 용서점을 역곡동으로 이사할 때
오래된 세탁소를 개조하여 만들어 정말 기본적인 기초공사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직접 발품을 팔아서 필자의 손으로 만들어 나갔다고 한다.
싱크대와 화장실, 벽지, 문 손잡이부터 조명 하나하나까지 말이다.
좋아하고 관심있는 분야의 일을 이렇게 손수 개척해 낸
핵방 용서점 주인의 실천력과 행동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누구나 한 번쯤은
서점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봤을 터.
나도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이런 소중하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공간을 한 번 꾸려보고 싶다.
서가에 꽂힌 책을 보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이 보인다. 어떤 일을 하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삶의 고민이 무엇인지 등. 그런데 기존에 서가에 꽂혀 있던 책도 독자에 대해 이야기해 주지만, 그중에 고르고 골라 결국 남겨진 책들엔 주인에 대한 훨씬 많은 힌트가 담기곤 했다. 끝까지 남는 책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말해 주는 셈이다.
서가에 꽂힌 책을 보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이 보인다.
어떤 일을 하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삶의 고민이 무엇인지 등.
그런데 기존에 서가에 꽂혀 있던 책도 독자에 대해 이야기해 주지만,
그중에 고르고 골라 결국 남겨진 책들엔 주인에 대한 훨씬 많은 힌트가 담기곤 했다.
끝까지 남는 책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말해 주는 셈이다.
역곡동은 서울과 경기의 경계에 위치해 접근성도 좋다고 한다.
책을 모두 읽고 나니 주인장만의 도서 큐레이팅도 궁금하고
공간이 주는 아늑함과 따뜻함도 직접 느껴보고 싶어서 꼭 방문해보고 싶다.
서점을 하려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일상을 상상한다. 무언가에 쫓기는 일 없고, 좋아하는 책 실컷 읽고,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하는 여유로운 일상. 한마디로 한량 같은 삶이다. 그러나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지인이 서점을 차린다고 하면 마냥 달콤한 이야기만 할 수는 없는 게 사실이다. 책을 팔아 먹고사는게 꿈처럼 낭만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해 보니 정말 그렇다. 하지만 책방 주인을 꿈꾸는 이들에게 서점은, 이미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나는 안다. 가끔은 꿈 자체가 살아가는 힘이 되니 말이다. 현실과 조금은 동떨어진다 해도 서점에 대한 이 같은 로망마저 없다면 대체 누가 서점을 시작할 수 있을까. P.40
서점을 하려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일상을 상상한다. 무언가에 쫓기는 일 없고, 좋아하는 책 실컷 읽고,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하는 여유로운 일상. 한마디로 한량 같은 삶이다. 그러나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지인이 서점을 차린다고 하면 마냥 달콤한 이야기만 할 수는 없는 게 사실이다. 책을 팔아 먹고사는게 꿈처럼 낭만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해 보니 정말 그렇다. 하지만 책방 주인을 꿈꾸는 이들에게 서점은, 이미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나는 안다. 가끔은 꿈 자체가 살아가는 힘이 되니 말이다. 현실과 조금은 동떨어진다 해도 서점에 대한 이 같은 로망마저 없다면 대체 누가 서점을 시작할 수 있을까.
P.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