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함께 유럽의 도시를 걷다 - 음악과 미술, 문학과 건축을 좇아 유럽 25개 도시로 떠나는 예술 기행
이석원 지음 / 책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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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함께 유럽의 도시를 걷다

음악과 미술, 문학과 건축을 좇아 유럽 25개 도시로 떠나는 예술 기행




 

오래된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은 그리움이다.

실제로 접하기 훨씬 이전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사람들의 본능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유럽을 찾는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읽고 보고 듣고 느끼는

거의 모든 것의 원천을 찾는 셈이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꿈꾸는 일이 있다.

소위 말해 버킷리스트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 바로 '유럽 여행'이다.

삶이 팍팍한 탓에 꿈만 꾸고 아직 가보지는 못 했다.

그래서 아직도 나의 바람 중에 하나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음악과 미술, 문학과 건축을 좇아 떠나는 유럽 여정은,

비록 그것이 서양의 것에 국한된 느낌이 없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현대 문화의 한 줄기를 찾아보는 즐거움이다.

아무런 상념 없이 즐기는 이별과는 또 다른 면에서의 즐거움이자 알아감이다.


누구나 꿈꾸는 일이기에 여행과 관련된 에세이 역시 참 많다.

낯선 공간이 선물하는 긴장감과 여행지에서 처음 만나게 된 전혀 모르던 타인과의 관계에서 얻는 교훈 등을 다룬 책도 있고,

각 나라의 관광 명소나 맛집, 숙박 정보 등을 총집합해놓은 책도 있다.

 

물론 이런 것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유럽 여행을 가면 고흐가 보았던 오베르의 풍경,

모네의 정원이 탄생한 모네의 집,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서 거니는 오스트리아의 거리 등을

가장 먼저 보고 싶은 나에게는 '예술과 함께 유럽의 도시를 걷다'만큼 알맞은 책은 없었다.

 

 


예술과 함꼐 유럽의 도시를 걷는다는 제목도 참 좋았지만

이 책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건 바로 프롤로그를 읽으면서부터다.

 

'오래된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은 그리움'

 

이라는 한 문장이 심연 속에 존재했던 어떤 향수를 이끌어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요즘 나온 노래들 보다는 예전 가요들을 좋아하고,

새로 나오는 책 못지 않게 100년 이상 지난 고전들을 가까이 하는 나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여행이라는건 또 문화와 예술이라는건 공통점이 있는 듯 하다.

바로 정해진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100명이 있으면 100개의 감상이 있고 느끼는 바 역시 전부 다르다.

개인의 성장 배경이나 살면서 체득한 게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각자의 고유한 성향도 한 몫 할 테고.

 

그래서 문화를 향유하는 방법은 최대한 많이 접하자는게 나의 생각이다.

'예술과 함께 유럽의 도시를 걷다'를 읽어내려가며 작가의 주관적인 감상들을 접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

 

 

 

이 책은 크게 네 가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었으며, 총 스물 다섯개의 도시가 소개되고 있다.

 

 

1. 문화와 예술의 카리스마를 찾아

 

2. 뜨거운 태양, 남국의 강렬한 색채

 

3. 매혹적인, 그러나 이지적인 예술의 시작

 

4. 낯설지만 아름다운 예술의 도시

 

 

그 중에서도 나의 흥미를 유발한 부분은 바로 책의 시작을 담당하는 '문화와 예술의 카리스마를 찾아' 라는 부분이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거리를 사이에 두고 램브란트와 고흐의 숨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고,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오래된 카페의 커피를 마시며 르네 마그리트가 바라봤을 현실 또한 재미있다.

최근 국내에서 마그리트의 특별전이 진행중인데 이 책을 떠올리며 그의 그림을 바라보고 싶다.



그리고 음악의 도시 영국. 헨델부터 비틀즈까지, 세기를 아우르는 음악가들이 탄생한 런던 역시 잊지 않고 방문하고 싶은 도시이다.

 

그 외에도 이탈리아의 피렌체가 소개되어있다. 수년 전 영화관에서 냉정과 열정사이를 보면서 펑펑 울었는데

그날의 기억도 새록 새록 떠오르고 영화에 등장한 두오모 대성당역시 사진으로 다시보니 반가웠다.

아직도 책장 한 켠에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책이 있을 정도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오랜만에 다시 읽어봐야지.



 

그리고 이번 장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모네의 도시 프랑스 지베르니이다.

모네역시 화가의 삶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편이었는데 이렇게 그가 살던 집과 정원들의 사진과 함께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작년 모네의 미디어아트 전시회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책에 실린 모네의 정원은

그 때 어렴풋이 보았던 모네의 정원보다 훨씬 더 담백하고 평온한 모습이었다.

 


 

이렇게 1장을 공들여 읽고 나니 나머지 부분 역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었다.

바티칸 시국의 바티칸 시티, 스페인의 말라가, 이탈리아의 로마, 프랑스의 프로방스,

스페인의 세비야를 화가와 역사 그리고 음악사로 연결지어 설명하고 있는 두번째 장 역시도 재밌게 읽었다.

 

, 서유럽의 유명한 나라들과 도시 말고도 비교적으로 많이 접하지 못한

크로아티아와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에 위치한 아름다운 도시들에 대해서도 새롭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니 전에 없던 견문과 예술적 지식이 생긴 것 같다.

비록 간접 경험이지만 이것들이 쌓이고 또 쌓이면 하나의 거대한 보물창고가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코로나로 인하여 전세계가 들썩이는 요즘,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달래줄 힐링 도서이다!

 

 

낯섦이 그리움으로 유럽에 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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