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아하는 것들 - 작고 소중한 수채화 관찰일기
김이랑 지음 / 책밥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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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김이랑 작가님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책 날개를 펼치면 마주하는 작가님의 소개란에는 '좋아하는 모든 것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라는 소개가 적혀 있었다. 소개 덕분일까? 정말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모든 것-음식이나 동물이나 식물들- 들이 책 안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었다.







처음 이 책의 소개를 접했을 때, 매일의 기록을 그림으로 남긴다니 재밌고 신선한 책이리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일기 쓰는 것을 좋아하고 매년 다이어리를 여러 권 구입하고 낙서용, 메모용, 그림용 등 여러 용도의 수첩을 챙겨 다닌다는 김이랑 작가.

어딘지 모르게 나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여겼다. 나 또한 매년 다이어리를 구입하여 일기를 쓰고는 하는데 어느 날을 정말 연필을 들기도 힘들 만큼 고되어 글이 써지지 않는 날도 있다. 그럴 때 나도 그림으로 기록하고 싶어졌다.






'오늘의 좋아하는 것들'에서는 이랑 작가의 그림일기가 월별로 차곡 차곡 쌓여 있는데 순서대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모든 그림이 소중하고 사랑스러워서 선택하기 힘들었지만 그 중에서도 더 아기자기하고 기분 좋았던 그림일기를 월별로 소개해보고 싶다.





첫번째는 봄이라는 계절에 가장 어울리는 4월의 일기이다. 4월 8일에 그린 벚꽃.

벚꽃 개화 시기는 그 해의 날씨 등에 의해 조금씩 달라지지만 그럼에도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4월 첫째주에는 늘 만개한 아름다운 벚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랑 작가는 매년 비슷한 시기에 피어나는 벛꽃을 그려나가며 그림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한다. 나도 매년 벚꽃 사진을 찍어서 인화해서 간직하곤 했는데 이런 나의 습관과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어서 반가웠다.






두번째는 싱그러운 5월의 일기이다 5월 25일의 샌드위치.

수채화라서 그런지 일기 속 그림들의 색이 너무 곱고 아름다웠다. 특히 케이크나 빵 등의 그림을 보는데 사진보다 더 맛있어 보이는 효과가 있어서 배고픔을 참는데 힘들었다. 다음에 다시 책을 읽을 때는 옆에 꼭 간식을 두고 독서하기로 했다.










세번째는 여름으로 들어가는 계쩔 6월의 일기이다. 6월 4일의 양귀비.

작년 6월에 여의도로 놀러가서 양귀비 밭을 본 기억이 생생해서 반가웠던 페이지다. 내가 양귀비꽃을 본 날짜와 비슷해서 더 좋아진 그림이다.
새빨갛게 타오르는 빨간색 사이에 자리잡은 분홍색 양귀비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지다는 이랑 작가의 말처럼 내년에는 꼭 분홍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부쩍 더워지고 만물이 성장하는 계절 7월의 일기이다. 7월 31일의 아이스크림.

더운 날씨 탓에 아이스크림을 달고 살게 되어 그려냈다고 한다. 폴라포와 더위사냥과 비비빅.
이랑 작가는 너무 옛날 취향이라고 했지만 그만큼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라는 말이기도 하겠지.





다음은 여름의 한 가운데에 있는 8월의 일기이다. 8월 12일의 LP

이 그림일기를 보는 순간 정말 반가웠다. 너무 좋아해서 5번도 넘게 돌려 본 영화 LP라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지 때문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피치 바이닐. 나도 너무 가지고 싶었는데 직구가 어려워서 관뒀었는데 이랑 작가는 구해냈나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들 중 하나는 복숭아인데 LP를 복숭아처럼 보이게 색을 입힌 게 참 매력적이다.
이랑 작가의 수채 그림으로 다시 만나서 더 아름다운 색으로 변한 듯 하다.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계절 9월의 일기이다. 9월 18일의 낙엽줍기.

단풍을 자세히 관찰하면 참 신기하다 저마다의 색을 가지고 있고 각각 조금씩 색이 다르다.
자연이 주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푹 빠지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낙엽을 줍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여 몽글몽글한 페이지였다.





 





다음은 이랑 작가가 런던으로 여행을 떠난 10월의 일기이다. 10월 14일의 런던에서의 일기.

런던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그림으로 그린 일기였는데 빵과 버터와 홍차와 요거트등의 조화가 너무 평온하고 평화로운 여행지에서의 시간처럼 느껴져서 마음에 든 그림이다.





가을과 겨울 사이 11월의 일기이다. 11월 25일의 나무.

처음 이 페이지를 보았을 떄 나무와 풀과 하늘의 색감이 너무 아름다워서 꼭 소개하고 싶었다.

런던에서 본 아주 커다란 나무가 생각나서 그렸다는 이랑 작가의 말처럼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풍경 같다.

 



겨울이 성큼 다가 온 12월의 일기이다. 12월 5일의 이태원 투어.

외출을 자주 하지 않아서 한번 나왔을 때 가보고 싶었던 곳, 먹고 싶었던 것을 모두 해결한다는 작가의 말이 인상 깊어서 골랐다.

나도 엄청난 집순이라서 한 번 나가면 모든 일을 소화하는 습관이 있는데 나와 비슷해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한 페이지에 가득 담긴 그림만 봐도 얼마나 알차고 멋진 하루를 보냈을지 상상이 간다.

특히 모처시티의 피맥은 언젠가 나도 한 번 먹어보고 싶을만큼 군침돌게 생겼다.



새해를 시작하는 1월의 일기이다. 1월 8일의 딸기 커스터드 파이.

말이 필요없는 비주얼이라 나도 모르게 현혹된 날의 일기이다. 페스츄리 반죽도 너무 맛있어 보이고 그 속에 들어간 커스터드 크림과 튼실한 딸기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고 논할 수가 없는 맛있어 보이는 파이.



다음은 2월의 일기이다. 2월 6일의 좋아하는 필기구 그림들.

지금 일기를 쓰고 있는 드로잉펜도 보이고 얼마 전 다녀온 런던에서 구입한 펜도 보인다.

주변에서 늘 함께하는 사물들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고 신선한 일이 되겠다는 생각을 심어준 일기이기도 하다.

 



다음은 다시 봄의 기운이 피어나는 3월의 일기이다. 3월 19일의 마카롱.

동네 산책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마카롱 가게에서 사 온 마카롱이라고 하는데 우연히 발견한 것 치고는 특별하게 아름다운 비주얼이라고 인상깊다.

이런 사소한 우연과 만남 그리고 순간의 달콤함의 하루를 살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좋았던 페이지이다.





이렇듯 모든 것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이랑 작가의 눈과 입과 귀와 손이 고마운 책이었다.

내가 소개한 부분은 1/20 보다 작을만큼 아주 사소한 부분이라서 이랑 작가의 더 많은 계절을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는 꼭 책 전체의 내용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계절을 되새기며 아름다운 그림들로 힐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추하는 책이다.







 



덧붙여서 작가님의 개인 SNS에 가보니 더 많은 사진들이 있어서 참 좋았다!








#오늘의좋아하는것들 #일러스트레이션 #김이랑 #수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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