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지막 선물 파랑새 사과문고 60
문선이 지음, 임연희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울지 않으려고 실은 애를 좀 써야한다는 각오로 책을 펼쳤다.

제목에서 이미 울음이 있을 거란 단서를 주고 있고,
어른이나 아이나 할 것 없이
원초적임을 자극하는 <엄마>라는 단어는 확신까지 주었다.

좀 덤덤히 바라보고픈 마음이 생겼다.
(감정에 휘말리면 정말 봐야할 것을 못보기도 하므로..)

 

저자가 밝힌 대로 2002년도에 다른 출판사에서 먼저 나왔던 책이다.
개정판임을 밝히는 것. 그리고 <양파의 왕따일기>의 저자이기에
좀 믿음을 가지고 책 속으로 몸을 담그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전개는 드라마적이다.
힘들지만 화목한 집. 집을 마련함과 동시에 닥친 불행의 그림자.
사실 삶에는 드라마틱한 요소가 얼마나 많은가.
어디서나 예상할 수 있는 구조이긴 했으나 책장은 편하게 넘길 수 있었다.

책의 반을 읽었을까.
누나와 함께 국토순례를 떠난 동생 민철이의 한 마디에 내 시선이 고정되었다.
"누가 제일 좋아?"  "누나."
국토순례의 장정을 행하는 동생에게는 누나가 얼마나 든든했을런지
이 한 마디로 알 수가 있다. 누나가 챙기고 안챙기고는 뒤에 두고 말이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엄마가 죽은 지 한달 뒤에 찾아온 사람들이다.
챙기지 않아도 빌린 돈을 갚으러 온 사람도 있고, 엄마의 유언장에 없는 빚쟁이도 나타나고. 겪어본 적이 있는 나로선 허허로운 웃음이 나오는 장면이기도 하다.
아이들도 나름의 허무함 내지는 어른들에 대한 싫음이 좀 나올 수 있는,
세상에는 허다한 장면이다. 있는 그래도 보여준 대목이어서 나도 모르게 책갈피를 꽂았다.

그리고 한 장면은.....
아빠가 딸로 인해 술 담배를 끊는다는 대목이다.
아내를 잃은, 사랑을 잃은 슬픔에 사로잡힌 남편들은 대개 뭔가로 잊으려 한다. 내 옆에 또다른 사랑(아이)이 있다는 것을 잊고 말이다.
이 부분은 어른들이 새겨봐야 할 부분이고,
아이들 역시도 부모에게 돌봐달라고 도와달라고 이야기를 해야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이렇게 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용기 혹은 생각을 주는 부분이라 여겨진다.

연말에 친정엄마가 꿈에 보여서 자다가 운 적이 있었다.
아직도 나는 엄마가 떠난다고 하면 꿈 속에서도 운다. 왠지 모를 불안감에 쌓이기도 하면서.
강하기보다는 혼자서 설 수 있는 힘을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좀 가지도록 해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한 가지 아쉬운 점 혹은 궁금한 점이 생긴다.
그림과 글의 매치이다. 편안한 톤은 좋으나 병색이 없어보이는 엄마의 얼굴표현을 보면서 글의 느낌이 좀 반감되기도 했다. 그림작가 역시도 많은 노력을 하였겠지만
내겐 좀더 많은 교류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그림과 글의 조화는 아이들에게 너무도 많은 상상과 생각을 불러 일으키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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