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로 보는 서양미술 - 르네상스부터 동시대 미술까지 디테일로 보는 미술
수지 호지 지음, 김송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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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경제 책 위주로만 보는 것 같아 교양 지식을 쌓기 위해 미술 관련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회화와 조각품을 포함한 100점의 작품들을 단순히 사진을 통해서 접하는 것 뿐 아니라 누가 작품을 의뢰했고 어떤 재료가 쓰이고, 처리 방법은 어떤지, 원근법이 사용되었는지, 다른 예술가와의 접점은 있었는지등 디테일하게 설명도 붙여져 있다. 한 작품마다 4 페이지 분량 정도가 할당되어 있는데 첫 쪽에는 예술가에 대한 전기를 시작으로 작품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 담겨져 있고 두번째 페이지에 사진이 나와있다. 남은 두 페이지에서는 클로즈업된 세부 내용이 번호순으로 제시된다. 사실 100 작품외에도 추가 부분으로 이 작품이 영향을 미쳤던 혹은 받았던 다른 작품들도 소개가 되어있기 때문에 훨씬 많은 예술품들을 접할 수 있다.

크게 1500년 이전, 16세기, 17세기, 18세기, 19세기 그리고 1900년 이후로 나누어져 소개가 된다. 마지막에는 용어해설이 4 페이지 분량으로 할애되어있는데 미술에 대해 문외한이던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1500년 이전에는 유럽 미술에 종교가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비잔틴 양식의 평면적이고 장식적인 작품이 많았다. 1150년부터 1499년경까지는 고딕 미술이 번성했고, 14세기부터 16세기에 걸쳐 고대 그리스와 로마문명에 대한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그 유명한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도 실려있었는데 그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 작품을 남겼던 것과 재치있는 서명을 남기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보티첼리의 봄에서도 500여종의 식물이 그려져있다는 사실도 꽤나 놀라웠다. 후에 밀레이의 오필리아 회화에서 볼 수 있는 꽃들을 그리는데 영감을 주었다는 것도 신기했다.

16세기에는 흔히 말하는 르네상스 시대인데 초반에는 이탈리아 북부를 중심으로 기술적 역량이 정점에 달했지만 곧 유화 물감이 소개된 다른 이탈리아 지역과 북유럽 위주로 퍼져나갔다. 유화물감은 기존의 템페라를 빠르게 대체해나갔고 1520년대부터 매너리즘과 같은 새로운 화풍이 생겨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모나리자 도난 사건에 대해서도 설명이 나와있다.),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이걸 위를 쳐다보며 불편한 자세로 그렸다는게 충격적이다.), 라파엘로(가장 젊음)의 아테네 학당 등 누구나 아는 이 세 명의 천재가 동시대 사람이었다는 것은 언제 들어도 신기하다.

17세기는 일그러진 진주를 뜻하는 포르투갈어 바로코에서 유래된 바로크 시대로서 강한 색조 대비로 감정, 역동성, 극적인 연출의 화풍이 특징이다. 당시 종교개혁으로 인해 바로크 미술은 가톨릭 교회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자 했다. 카라바조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고, 루벤스의 십자가 세우기의 X자 구도도 좋았지만 처음 알게 된 여성 화가(그 당시 피렌체에서 국립미술원의 첫번째 여성회원이 되었다.) 젠킬레스키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는 굉장히 자극적이면서 기억에 남았다. 렘브란트의 야경이나 조르주의 목수 성 요셉, 정말 많은 후대 화가들에게 영향을 미친 벨라스케스의 작품 등 명작이 너무 많았다.

18세기에는 로코코 양식이 등장한다. 암석작업 또는 조개껍질 작업을 의미하는 불어의 로카유에서 파생된 로코코 미술은 작은 동굴이나 분수에 새겨진 작품을 일컬었다. 세기말에는 신고전주의가 발전하여 고대 그리스와 로마 예술을 부활시키려는 예술사조가 형성되었다.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 프라고나르의 그네 등 시선을 끄는 작품들이 꽤 있었다.

19세기에는 신고전주의의 반대인 낭만주의나 라파엘전파(자연에 충실), 인상주의(빛의 효과) 등 다양한 장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앵그르의 그랑드 오달리스크에서 우아한 선을 위해 척추를 늘리는 계획도 정말 세밀했던 것 같고 고야의 1808년 5월 3일에사 희생된 스페인 시민의 모습은 정말 인상깊었다. 제리코의 메두사호의 뗏목과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 비슷하게 느껴졌던 것이 들라크루아가 친구인 제리코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것 때문이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밀레이의 오필리아는 다시 봐도 너무 멋진 것 같다. 5개월동안 일주일에 6일 하루에 11시간 작업했다고 하는데 그럴만한 명작이자 대작인 것 같다. 밀레의 이삭줍기,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모네의 인상, 해돋이, 르누아르의 우산, 쇠라의 라 그랑자트섬의 일요일 오후, 고갱의 설교 후의 환영, 고흐, 드가, 뭉크 등 미술에 대해 잘 몰라도 누구나 아는 예술가들이 대거 등장한다.

1900년 이후에는 혁명적으로 바뀌어간다.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표현주의, 입체주의, 미래주의, 미니멀리즘, 추상표현주의, 팝아트 등 기존의 것을 완전히 탈피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나타났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클림트, 칸딘스키, 샤갈, 클레, 달리, 피카소, 몬드리안, 칼로, 에른스트, 워홀, 리힌텐슈타인 등 모두 내로라하는 예술가들밖에 없었다. 확실히 근 시대의 작품들은 그전에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화풍이 생겨난 거 같다. 사진기술이 발달하면서 사실을 담기보다는 어떤 의미나 상징을 담는 것이 더 신선했을 것 같다. 다음에는 동양 미술에 대해서도 공부해보고 싶다.

#디테일로보는서양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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