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혁명에서 사회혁명까지 - 문명 전환을 위한 지식순환의 철학과 일상혁명 스토리텔링
심광현.유진화 지음 / 희망읽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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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광현 교수의 새 책이 나오면 처음부터 꼼꼼히 읽는 편인데, 이번에 새로 나온 책 인간혁명에서 사회혁명까지는 저자의 부인 유진화의 글을 먼저 읽게 되었다. 심광현 교수의 아내 유진화는 책 속에 전업주부라고 소개되었지만, 사실은 국문학과 출신으로 시집을 아직 출판하지 않은 시인이다. 그랬기에, 침팬지를 연구한 제인 구달을 TV에서 보고, 대학에서 강의를 마치고 돌아온 남편에게 인간에 대한 연구도 많으냐고문득 물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기나긴 8년간의 유례없는 부부 집필이 시작되었다. 생각해 보면 왜 인간에 대한 연구는 침팬지에 대한 연구만큼 없었던 것일까. 도서관을 꽉꽉 채운 그 많은 책들이 인간에 대한 연구가 막상 아닌 까닭은 심광현이 쓴 1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수십 개의 그림에는 공통적으로 수많은 화살표가 등장하는데, 화살표는 연결되지 않은 사이를 연결한다. 자연과학, 인문과학, 사회과학이 인간을 주제로 역사적으로 번창하였으나, 최근의 인지과학이 인간의 마음과 자연을 연결해 주는 계기를 마련해주기까지 따로따로 분리되어 있었다. 맑스의 사회과학과 프로이트의 심리학은 인간의 역사를 송두리째 뒤흔들었지만, 인간의 삶이 인간에 대한 연구차원에서 규명되지 못한 채 따로 분리되어 있었다. 맑스도 인간의 혁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프로이트는 사회혁명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규명은 이 두 가지의 연결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심광현은 오래전에 미술평론가로 필명을 드날리며 사회과학과 심리학을 자연스럽게 연결하였는데, 수년 전부터 인지과학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인간에 대한 생태학적 접근을 제인 구달이 침팬지에 대해 하듯 하게 된 것이다. 이런 관찰이 왜 중요한가? 왜냐하면 이 연구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행복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복은 몸과 마음, 자연과 사회가 네 가지 쌍으로 선순환하여야만 얻어질 수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 TV프로에서 보듯, 인간의 행복은 역설적으로, 사회를 떠나서는 찾아질 수 없다. 자연 없이, 소년과 소녀들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은 불안하기만 하다. 얼마 전까지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사회-마음을 연결하는 인문학이 인간에 대한 연구의 반쪽도 안 되는 이유는 자연-’, ‘자연-마음’ ‘사회-인지생태학적으로 연결하는 문제를 의제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간과 사회의 혁명 없이 인간의 행복은 이룰 수 없는 꿈이다. 오늘만 해도 한 쪽에서는 BTS에 열광하는데, 저쪽에서는 검찰개혁에 광분하고, 나는 코로나바이러스로 미칠 지경이니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마치 답을 알고 있는 듯이 말하고 행동한다. 이것을 암묵지라고 한다. 도서관에 빡빡한 책들은 모든 답을 가지고 있는 듯한데 이것을 형식지라고 한다. 심광현과 유진화는 이 두 가지를 연결하고자 한다.

자본이 주도 하는 <위로부터 인공지능혁명>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아래로부터 인간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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