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 Studioplus
존 클라센 그림, 맥 버넷 글,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칼데콧 상 수상 작가인 존  클라센과 맥 바넷의 세모, 네모, 동그라미 3부작 중 첫 번째 책, 세모. 예전에 초등학교 저학년들을 대상으로 독서 지도를 하면서 그림책, 동화책들을 굉장히 많이 읽었던 적이 있는데 요샌 그림책도 참 아기자기 예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진행으로 잘 나오는 것 같아서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난 어릴 때 전래동화 모음집이라고 그림도 거의 없고 글씨 크기도 눈꼽만한 갱지 미니북을 읽었었는데..ㅜㅠㅋㅋㅋ

 '세모'는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인만큼 복잡하거나 심각한 내용은 아니다. 장난꾸러기 '세모'가 순진한 '네모'에게 장난을 치고, 네모 모양 때문에 네모의 복수(?)가 실패할 뻔 했지만 얻어걸린 보복으로 인해 세모가 두려워하자 네모가 신나하면서 일부러 의도했던 척! 하는게 전체 그림책의 내용이다. 

 내용은 그림책이니만큼 길진 않지만, 배경과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모양과 어린 아이들이 공감할만한 장난스러운 모습이 단순한 캐릭터 모양과 어우러져 몰입을 쉽게 만든다. 그림과 색감이 담백한 듯 너무 예뻐...ㅠㅠ 네모난 모양으로 인해 세모의 집으로 들어갈 수 없는 네모의 안타까운 모습도 웃음을 자아내지만, 결국 그렇게 입구를 막히게 된 덕에 두려움에 떠는 세모의 모습이 얄밉기도 귀엽기도 하다.    

너무 귀엽고 아기자기해서 세모 외 네모와 동그라미의 이야기도 궁금해졌던 그림책.

 요샌 그림책이 정말 이쁘게 나오는 것 같다.. 표지도 심플하고 귀여워서 액자 대신 인테리어 소품으로 써도 될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맥주어 사전 - 보리라고는 보리차밖에 모르는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맥주 교양
리스 에미 지음, 황세정 옮김, 세노오 유키코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이 생각처럼 전문적이고 어려운 수식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아 초보자 입장에서도 쉽게 이해할만 했고, 귀여운 삽화나 만화가 중간중간 잦은 빈도로 삽입되어 있어서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호기심을 가지고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또한 사전 형식이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소설과는 달리, ㄱ, ㄴ, ㄷ 순서로 정리 된 앞의 목차를 따라 해당하는 부분만 찾아서 읽으면 맥주를 알지 못하는 왕초보에게도 큰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첫 장에 이 책의 활용법이 나와 있는데 여기에서부터 이미 궁금한 것이 있을 때 목차를 보고 찾아 읽으라고 되어 있다.

 '사전'이라고 하니까 뭔가 고리타분하고 따분하고 지루하고 어려울 것 같은 기분인데, 생각해 보니 국어 대사전이나 영어 대사전도 처음 장부터 끝 장까지 차례대로 그냥 무작정 읽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고 싶은 단어를 ㄱ,ㄴ,ㄷ, ㅏ,ㅑ,ㅓ 순서에 맞춰 필요한 부분만 찾아 읽는게 사전 아니었던가.

 저자조차도 가볍게 읽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보니 막상 실제로 보면 크게 부담이 심한 책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필요한 부분만 찝어 골라 볼 수 있고,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앞뒤로 이동하며 보다 보면 어느새 상당 부분 저절로 알게 되는 교양서였달까.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맥주에 관한 전문 용어들만을 위한 용어 사전집이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맥주에 관련한 교양이나 관련 칼럼 등을 모아 심심할 때 재미있게 읽을만한 맥주 칼럼집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노래, 뉴욕 등의 항목만 보면 맥주랑 무슨 상관이냐 싶은 단어들이지만 맥주에 어울리는 유쾌한 노래를 소개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귀엽고 참신한 발상의 소개가 나와 있다. 그 정도로 전분야 다방면의 이야기들이 모여져 있다.


심지어는 맥주에 관련한 유명인들의 명언들도 실려있다. 난 개인적으로 이 코너가 제일 재미있었다. 맥알못 입장에서는 맥주가 이렇게나 매니아층이 있는지도 몰랐고, 유명인들이 맥주를 즐기고(술을 좋아한다고 해도 포도주나 양주 이런걸 좋아하는 줄 알았다!) 심지어는 이렇게도 인간적이고 재미있는 명언들을 남겼는지도 난생 처음 알았기 때문이었다. 맥주가 이렇게나 문명에 미친 영향이 컸다니...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아서 빵 터졌던 명언은 '맥주를 마시는 사람은 일찍 잠자리에 든다. 잠을 오래 자는 사람은 죄를 짓지 않는다.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은 천국에 간다. 그러니 맥주를 마시자!'라는 종교개혁자이자 사상가 마르틴 루터의 명언이었다. 전..혀... 종교개혁가가 이런 말을 했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의외기도 하고 빵 터졌고, 잠 자면 죄를 짓지 않는다는 말에 2차로 빵빵 터져서 무척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파트였다. 회식 등의 술자리에서 저런 소리 하면 다들 거짓말인 줄 알고 웃을 것 같은데, 알고 보면 진짜라면 다같이 더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ㅋㅋㅋ


 그리고 정말 신기했던 다양한 형태의 맥주잔들. 내가 알고 있던건 하이트 맥주라고 써있는 길쭉하고 손잡이 달려 있는 컵 정도 뿐이었는데 이렇게 다양한 맥주잔이 있다니 너무 놀라웠다. 게다가 하나같이 예뻐.. 그릇 덕후인 나에게 이 잔들을 사용해 보기 위해서라도 맥주를 한 번 마셔봐야 하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던 잔들.  


 맥주 사전이라고 해서 딱딱한 맥주의 과학적인 발효 원리, 발효 단계, 효모 종류, 현미경 사진, 발효 온도, 기타 등등 온갖 딱딱하고 과학적인 이야기들로 내 가엾은 머리를 뿌셔뿌셔 할 줄 알고 겁먹었던 적도 있지만, 막상 읽고나니 너무나 가볍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던 교양서였다. 

 나는 맥주를 마시지는 않지만 회사를 다니며 사회 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다 보니 술자리에 같이 참여할 일은 많다. 그래서 어느 정도 기초적인 교양이 필요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느 정도 기본적인 대화나 피드백은 필수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주 전문적이고 듣는 사람도 재미 없어 죽을만한 죽은 지식이 아니라 정말 술자리에서 같이 상대와 대화하며 즐길 수 있는 교양 수준에 딱 적정한 지식을 제공하는 책이었다. 술을 마시지 못해도 적당히 아는 척 하면서 맞장구 칠 수 있는 맥주 관련 입문+생활을 유쾌하게 하는 교양서로 추천할만한 책.

 흠.. 술을 마셔 본적은 없지만 책을 읽다 보니 가끔은 마셔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널 지켜보고 있어 스토리콜렉터 65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8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마이클 로보텀 작품치고는 엥?스러웠던 작품. 조 올로클린 시리즈 중에 제일 지루하고 흠좀무 싶었으며 시리즈 중 가장 소장을 말리고 싶은 작품이었다. 원래 이런 작가가 아닌데?; 하고 당황. 리뷰 검색하면 비슷하게 느낀 독자들이 꽤 있는거봐서 나 혼자만 그렇게 느낀게 아닌거 같아 위안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도 원하지 않은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지음, 박진희 옮김 / 황소자리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믿고 보는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잔잔하고 담백하게 충격적인 파문을 던지는 작가의 역량이 잘 드러나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도 원하지 않은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지음, 박진희 옮김 / 황소자리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릴러 장르팬 여러분 제발 이르사 책 많이 봐주세요 ㅠㅠ 이미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는 핫하다고 하고 스릴러의 여제라고도 불리고 각종 수상에 토라 시리즈에 이번 작품까지 전부 다 영화화 계약 되었다고 하는데! 왜 내가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소설 재밌어 하면 ....뭐? 이..이르 뭐? 하는 반응이 돌아오는 것일꽈?! 완전 보석 같은 작가인데 외우기 좀 버거운(?) 이름 때문인지 국내 장르 팬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낮은 것 같아서 슬프기 그지 없다. 한 1년 정도 반복해서 부르면 이름도 잘 외워진다. 나는 이제 책을 검색해 보지 않고도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의 이름을 한치의 망설임도 쓸 수 있다! 

 

이르사 풀 네임 다 외웠다!

 아무튼... 책으로 돌아와서; 기존에 출간된 이르사의 '마지막 의식', '내 영혼을 거두어주소서', '부스러기들'과 다르게 이 책은 토라가 등장하지 않는 독립 스릴러다. 화자도 다르고, 주변 등장인물도 다르고 배경도 다르고 시대도 달라서 첫 장을 펴자마자 단박에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책을 보면 이르사 특유의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온다. 

 담백하면서도 깔끔하게 진행되는 전개와, 시대를 넘나드는 가족사에 얽힌 비극,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정점을 찍는 엔딩. 작가로서의 그녀는 갈수록 노련하고 진행도 갈수록 능수능란하다. 마지막 의식 때만 해도 약간 어색한 느낌이 종종 느껴졌었는데, 그 후로는 나날이 발전해 굉장히 섬세하고 세밀한 듯 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물흐르듯 유려하게 이야기를 진행한다. 매 작품마다 정말 만족스러운 작가.

   

 이르사의 신간 '아무도 원하지 않은'은 두 인물의 관점에서 교차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나는 40년 전 경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을 교화시키는 보호소에 근무하고 있었던 젊은 여성 알디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현재를 배경으로 40년 전 소년 보호소에서 일어난 두 소년 사망 사건을 기초로 하여 과거의 인권 유린 사태를 조사 중인 편부 오딘. 책은 시대와 두 사람의 관점을 오간다.

 알디스는 양부에게 성추행 당하는 자신을 오히려 비난하는 어머니에게 질려 가출하고, 돈을 벌기 위해 소년 보호소에서 일을 하는 젊은 여성이었다. 10대 후반의 소년들에게 젊은 그녀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한창 피어나는 나이의 그녀에게 소년 보호소의 풋내 나는 어린 소년들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에이나르가 보호소에 입소하기 전까지는. 다른 입소자들에 비해 어른스럽고 큰 체격과 잘생긴 얼굴의 성숙한 소년은 금방 알디스의 관심을 끌었다. 알디스는 에이나르와 어울리며 보호소 내 알 수 없는 사건들을 보고 겪게 된다.

 현재의 오딘은 이혼한 전처의 자살로 인해 어린 딸을 맡게 된 홀아버지다. 전처의 어머니인 장모님은 그를 정신 없이 쪼아대고, 회사에서도 갑작스럽게 사망한 전 직장 동료의 조사 업무를 일임 받게 되어 정신이 없는데다, 전처가 자살하던 시간에 방에서 자고 있었다던 딸은 정신적 충격을 받고 이상한 그림을 그리며 그의 가슴을 덜컥 내려앉게 한다. 게다가 아무도 없는 다가구 주택에는 발소리가 들리며, 조사 중인 40년 전 목숨을 잃었다는 두 소년의 사진 속 두 쌍의 눈은 자신을 쫓는 것 같기도 하다. 

 40년의 간격을 두고 한 소년 보호소와 그 소년 보호소를 조사하는 이야기가 교차로 나오다가 점점 하나로 엮이기 시작하면서, 뭔가 으스스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흘러가던 이야기는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기 시작한다.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의 전 책들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이 작가 책 속에 나오는 희생자들은 늘 너무나도 크게 거창하거나 충격적인 무언가로 희생되지는 않는다. 그냥 욕심, 혹은 사소한 질투, 약간의 사소함, 질투심, 부주의, 소통의 부재 등, 너무나 나도 흔하게 벌이고 있는 일들. 그것으로 인해 이런 결과가 초래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아, 하고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어쩌면 그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소재로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작가의 시선은 늘 공통된 구심점이면서도 새롭다.


 제목의 '아무도 원하지 않은'은 참 의미 심장하다. 책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 누군가가 간절히 원하는 대상이 되었던 사람은 없는 것 같아. 태어나자마자 묻힌 아이도, 소년 보호소에 수감되어 있던 소년들도, 사망한 두 소년도, 알디스도, 오딘도, 그의 딸도. 

 오딘이 느낀 충격은 소름 돋았고, 마지막 장면은 좀 무서웠다. 흐...




 덧. 오딘의 집을 쿵쾅거렸던 소리의 정체, 사진에서 눈이 따라다닌다는 현상의 정체, 룬이 두 소년의 사망 모습을 재현해 그린 것들은 어떻게 이해 해야 하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