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도깨비 책귀신 1
이상배 글,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도깨비는 한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친숙한 캐릭터이다. 어릴 적 어떤 경로로든 들어보았을 것이다. 도깨비는 가까운 중국과 일본의 도깨비의 특징과 생김새가 다르다. 작가는 도깨비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도깨비의 특성이나 성향에 대해 잘 알고 묘사했기 때문이다. 이미 문헌에 수없이 등장하는 캐릭터이고 오랜 역사 동안 존재해온 캐릭터를 작가라는 이유로 마구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우리 피에 DNA처럼 흐르는 것을 차단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체불명의 도깨비들을 소재로 한 동화들이 많은데 무엇보다 한국의 도깨비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모든 문학의 서사가 톱니바퀴처럼 서로 잘 드러맞아서 돌아가야 하는 것처럼 이 작품도 탄탄한 구성력을 자랑할만 하다. 도깨비는 아동의 특성과 비슷해서 동화에서 곧잘 선택되는 캐릭터이다. 아동처럼 장난을 좋아하고 순진하고 놀기를 좋아한다. 이런 특성을 충분히 소화해낸 작가는 도깨비를 화석으로 놔두지 않고 현대로 불러냈다.

현대의 황금만능주의에 대해 말하면서도 도서관과 책이란 소재를 끌어들여 진정 돈이 되는 것은 책을 읽는 것이라는 교훈이 즐거우면서도 재미있게 융해되었다는 것이 무척 고무적이다. 또 추임새처럼 나타나는 독백적인 문장들도 재미있게 표현되었다.

독자들을 지겹고 따분하게 만드는 교훈적인 이야기가 아닌, 즐거우면서 자연스럽게 책 속으로 몰입하게 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인 작품이다. 이 겨울 밤 아동들에게 도깨비 이야기 한 편을 권하고 싶다. 바로 이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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