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히스토리 12 : 농경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 농경의 시작, 우주.생명.인류 문명, 그 모든 것의 역사 빅 히스토리 Big History 12
김서형 지음, 진선규 그림 / 와이스쿨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융합교육의 이상적인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빅히스토리, 오늘은 와이스쿨이 펴내고 있는 빅히스토리 

시리즈 중 12번째 책 '농경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주의 탄생을 첫 전환점으로 빅히스토리의 타임라인을 살펴보면, 농경의 시작은 10개의 대 전환점 중 8번째에 해당합니다. 우주의 탄생을 137억년전으로 볼 때 인류의 등장은 20만년전 그리고 농경의 시작은 1만년전에 불과합니다.


우선 목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목차를 바탕으로 이 책의 흐름을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인류의 첫 출현은 20만년전입니다. 그리고 당시 인류는 주로 동물을 사냥하거나 물고기를 잡아 단백질을 보충했고, 과일이나 열매 또는 야생식물을 통해 탄수화물을 섭취했습니다. 즉 수렵과 채집의 시대였습니다.

그러다가 약 1만년전부터 인류의 생활방식은 자연상태에서 식량을 구하던 것에서 직접 식량을 키우고 재배하는 '농경'을 시작합니다.


이 책에서 정의되는 '농경(Agriculture)'이란, 작물재배와 동물을 기르는 행위, 그리고 작물과 동물을 기르는 일련의 방법이나 기술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기의 골디락스 조건(이전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복잡성과 새로움이 나타날 수 있는 전제조건)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지구온난화, 급속한 인구증가, C4 식물의 증가가 그것입니다.

앞선 두가지 조건들의 이해는 쉬우나 C4 식물이란 단어가 생소했는데요, C4 식물은 탄소원자가 4개 결합하여 광합성을 하는 것으로 옥수수나 사탕수수가 이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벼나 밀, 보리, 감자등은 C3 식물이라고 합니다. 

수렵,채집의 시대에는 주로 C3 식물을 섭취하였으나, 온난화와 더불어 나타난 지구 환경의 변화가 C4 식물을 생겨나게 했고, C4 식물은 전세계 식물종의 약 1퍼센트에 불과하지만 그 양은 전체의 약 3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기공을 거의 닫은 채 광합성을 하기에 효율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 그 등장과 확산은 농경과 밀접한 관련성을 지닐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조건하에서 최초의 길들이기인 작물화와 가축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위의 골디락스 조건을 바탕으로 인간이 야생에서 자라던 식물들을 길들여 오늘날 식량으로 이용하고 있는 작물에는 쌀,밀,콩,옥수수 등이 있습니다. 곡물의 주성분은 탄수화물로 생명체의 골격과 구조를 유지하고 에너지의 공급원입니다. 그 구성은 수소와 산소 그리고 탄소가 일정한 비율로 결합되어 있는데, 수소가 가장 먼저 만들어진 원소라는 점, 산소가 생명체의 진화와 다양성과 밀접한 원소라는 점, 탄소가 생명체 유지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원소라를 점을 고려한다면 곡물의 작물화가 인류문명의 발전에 얼마나 큰 공을 했는지 알 수 있을거 같습니다.


이 시기에 가축화 된 동물들로는 개와 고양이, 그리고 염소,양,말,소,당나귀 등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종 중에 인간이 가축화 시킨 동물은 고작 14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럼 동물을 가축화 시키기 위한 골디락스 조건은 무엇이었을까요?

우선 인간과 식성이 다른 동물, 그리고 성장속도입니다. 즉 동물은 먹잇감을 둘러싸고 인간과 경쟁하지 않고 단기간에 성장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식량을 제공해 줘야 사냥 대신 가축화가 의미를 가지겠지요.


그런데 개와 고양이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온순하고 기억력과 사회성 유전자가 발달한 회색늑대로부터 진화한 개는 사냥을 통해 인간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 왔고, 쥐를 잘 잡는 고양이는 쥐로부터 곡물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축을 죽여 딱 한번 얻을 수 있는 1차 생산물의 시기를 거쳐, 인류는 2차 생산물인 우유와 털을 얻고 견인과 수송 등에 가축화 된 동물들을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우유는 치즈와 버터등으로 활용되면서 이러한 단백질을 더 얻기 위해 도구나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집니다. 

신화에도 등장하는 양털은 기술의 발전으로 실과 직물로 만들어지고 이후 영국의 모직물 산업을 이끕니다.

단원 김홍도의 그림 '우경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소를 이용한 노동력의 활용은 생산성의 향상을 이루었고,

말을 이용한 노동력의 활용은 운송능력의 향상을 이루었습니다.

가축 이용 현상은 지역에 따라 달랐는데요, 말이나 소와 같은 대형 가축을 노동력으로 적극 활용한 아프로유라시아와 달리, 말의 화석을 통해서도 그 존재를 확인한 아메리카의 경우 수렵,채집 시대에 말을 대부분 잡아 먹어 운송 수단으로 말에 비해 훨씬 그 능력이 떨어지는 라마를 이용했고, 이는 도시를 건설하거나 건축물을 지을때 인간의 노동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주나 지구의 형성과 발전 과정처럼, 농경의 등장 이후 인간사회에서도 과거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차원의 복잡성이 등장하게 됩니다. 바로 잉여생산물이 그것입니다. 

잉여생산물이 생겨나면서 농경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이 등장하게 되고, 개중에는 더 많은 사유재산을 소유한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불평등이 발생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은 점점 심화됩니다.

성직자,장인,군인등이 바로 가장 대표적인 비농경 종사자였는데, 농경에서 가장 중요한 태양신을 숭배함에 따라, 잉여생산물의 보관을 위해, 공동체 질서 및 영토획득과 전쟁수행을 위해서 필요해진 것입니다.

또 법률가와 관리도 생기는데요, 공동체 규모가 커짐에 따라 증가하는 분쟁과 갈등의 해결을 위해 필요해진 것입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법전인 우르남무 법전에는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사형에 처한다''도둑질한 사람은 사형에 처한다'등의 40개항이 번역되는데 '눈에는 눈 이에는 이'처럼 당한대로 되돌려 주는 것으로 평등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빅히스토리 관점에서 산업화 발생 이전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는 콜럼버스의 대서양 횡단입니다.

콜럼버스의 항해가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시기를 기점으로 아프로유라시아, 아메리카의 인간사회와 생태계에 수많은 변화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동식물과 상품들, 심지어 질병까지 교환되었는데 전 지구적인 규모에서 발생했던 이러한 변화를 '콜럼버스의 교환(Columbian Exchange)'이라고 부릅니다.

아메리카에서 아프로유라시아로 이동한 것 가운데 가장 막대한 영향을 미친것은 '감자'로, 척박한 토양에서 쉽게 재배되는 감자로 인해 식량생산이 증가하면서 유럽인구는 물론이고 18세기 말부터 중국의 인구 역시 19세기 중반까지 70퍼센트가 증가하였습니다.


콜럼버스의 교환 이후 '플랜테이션'이라는 새로운 농경방식이 등장하였고 플랜테이션에서 재배된 면화와 사탕수수는 아프로유라시아와 아메리카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더 많은 부를 얻기 위해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켰기 때문입니다.

콜럼버스의 교환으로 비롯된 생태계의 변화가 서유럽을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이 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산업화시대의 농경은 자본축적과 기계화를 그 특징으로 합니다. 

이제 농경은 더 이상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고 자본을 축적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모직물 산업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움직임이 영국에서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토지 소유자들이 자신들의 토지에 '내 땅'이라는 표시로 울타리를 치고 양을 기르기 시작하는 '인클로저(Enclosure) 운동'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로인해 토지를 빌려 농사를 짓던 가난한 농민들은 대도시의 임금노동자로 전락하게 됩니다.

아울러 증기 엔진과 같은 새로운 동력의 사용은 생산성의 비약적 발전을 이룹니다.


 

현대사회의 농경은 기계화를 통해 생산성 문제와 노동력 부족 현상을 극복해 왔고, 아울러 더 많은 생산물을 얻기 위해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을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전세계가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의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또 기존 생물체에 다른 생물체의 유전자를 넣어 새로운 성질을 가지는 GMO 역시 인체에 대한 유해성 논란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과 자연환경의 균형 잡힌 관계와 조화를 위해 새로운 농경에 대한 관심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유기농법(Organic farming)'이 그것입니다. 유기농법은 오롯이 자연의 생산능력에 의존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용 중인 '우렁이 농법'등이 그 예입니다. 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함으로써 인간과 자연환경의 상호 관련성과 공존을 모색하는 새로운 농경방식이 빅히스토리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유기농법입니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에는 어떤 방식으로 식량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을까요?

유전공학 기술과 품종개량을 통해 미래 식량을 준비해야한다는 주장 속에서 가장 대두 되고 있는 것이 바로 '곤충'입니다. 곤충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영양' 때문입니다.

아울러 '도시농경(Urban agriculture)'이라는 새로운 농경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다양한 공간, 빈 공터나 건물의 옥상등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까지 빅히스토리 관점에서 살펴본 농경의 역사는, 인간이 혼자 존재할 수 있는 종이 아니라 길들이기를 통해 인간에게 도움이 되었던 수많은 식물과 동물, 그리고 자원들과 함께 공존해 왔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미래사회의 농경 역시 인간과 자연환경의 상호작용과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트 있는 그림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우주의 역사나 지구의 역사, 그리고 인간의 농경의 역사 역시 골디락스 조건이 갖춰짐과 동시에 새롭고 복잡하게 변화하는 모습이 닮아 있음이 책 읽는 내내 신기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렇지만 주기만 하는 자연에 조금 '더' 욕심을 부림으로서 스스로 이룬 것에 위협을 느끼는 인류의 반복되는 모습에 속상하기도 하고 반성도 깊이 하게 됩니다.

초등 고학년 정도부터는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되며, 아울러 이 책을 통해 세계를 읽어나가는 큰 안목을 키워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그림은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의 그림인데요, 이 책 한권의 내용을 정말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