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 우리 시대 탐서가들의 세계 명작 다시 읽기
고민정 외 지음 / 반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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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렇지만 어린 시절에도 책은 저의 가장 친한 친구요, 휴식처였답니다.

하지만 집안 형편이 넉넉한 것이 아니었기에 저만의 책은 사치였지요.

그래서 책이 많은 친구집이나 '소년소녀 명작 전집'이 있는 큰댁에 가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책을 읽기에 바빠

친구들이나 또래 친척애들은 저를 그다지 달가워하지는 않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 시절 읽었던 명작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현실의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을 척척 해내는 또다른 세계의 나의 분신들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했던 주인공은 '빨강 머리 앤'이었습니다.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자존심 강한 앤은 제가 딱 되고 싶었던 바로 그 모습이었어요.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저만의 공간이 되어준 다락 한 귀퉁이에서

날마다 제가 앤이 되는 상상을 하곤 했답니다.

그 시절 제 꿈도 앤처럼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고

 가장 처음 제 스스로 돈을 주고 산 책도 '빨강 머리 앤' 시리즈였어요.

수없이 이사를 다니느라 분실하고  

누군가의 빌려달란 요청을 거절하지못해 빌려줬다 못받고해서

10권 다 채워갖고 있지 못하지만 아직도 소장하고 있어요.

책장 가장 어둡고 깊은 곳에서 오랫동안 제 기억 속에서 잊혀져 잠들어있지만서두요.

100년의 잠에 빠진 공주를 깨운 왕자의 한 번의 날카로운 키스처럼

내 유년 시절 앤의  오랜 잠을 깨울 키스가 되어준 한 권의 책이 있습니다.

각계각층의 이 시대 탐서가들이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은 명작 다시 읽기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알려진 명사가 된 그들의

어린 시절의 한 자락이 되어주었던 명작들을 어른이 되어 다시 읽고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조우하기도하고

예전엔 미처 알지못했던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은 명작에서 깨닫게 된

감동과 교훈을 발견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며

왜 오랜 시간동안 명작들이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가장 쉬운 언어로  삶을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가치들을 전하는 명작동화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한번더 성장시키는 힘이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그들의 명작 이야기들을을 읽고 있노라니

더이상 자랄수 없는 어른이 되어버린 제게 잊혀진 채 긴 동면을 하고 있는

저만의 앤이 생각났답니다.

그래서 먼지 가득한 구석자리 책장을 뒤져내 누렇게 바랜 저만의 앤을 깨웠습니다.

어린 시절 가진 것 없고 컴플렉스투성이였던 나의 또다른 분신이 되어주었던 앤은

더이상 작은 키와 빼빼 마른 몸에 대한 컴플렉스도 없고

 나만의 것이란 이름 붙일 수 있는 것들을 가질 수 있게 된 어른이 되어버린 내게

또다른 어떤 의미가 되어 다가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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