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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것들의 비밀 - 반짝하고 사라질 것인가 그들처럼 롱런할 것인가
이랑주 지음 / 샘터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시장은 물건만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가 오가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 생각엔 그 나라의 가장 바탕이 되는 문화를 볼 수 있는 장소 또한
시장이지 않나 싶답니다.
'정'이라는 우리의 문화 역시 '덤'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곳이 시장이기도 하니깐요.
그런 시장이 편리한 대형마켓들에 떠밀려 하나둘 사라져갑니다.
사람들이 낡고 불편한 시장을 외면하니
사람들이 모여들지않는 시장은 그 기능을 잃고 사라져가는 것이지요.
전통시장이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 고유의 서민문화도 사라지고 있다고 봐야할 거 같습니다.
정부에서는 사라져가는 우리의 시장을 살려보겠다고 갖은 노력을 해보지만
살아나는 시장보다 사라져가는 시장들이 더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정부의 노력이라는 것이 각 시장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색깔을 찾기보다
지붕을 얹고 낡은 시설을 정비하고 상품권을 발행하는 그런 천편일률적인 사업으로
외면하던 고객들의 발길을 과연 돌릴 수 있을 지 의문이네요.
그리고 단지 고객들이 낡고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을 외면하고 있는지
다른 이유가 있지는 않을까하는 진지한 고민의 흔적은 보이지않으니
시장이 살아날 리 만무하지요.
우리의 전통시장을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그 해답을 찾아 세계의 전통시장으로 떠난 이가 있습니다.
비주얼 머천다이저라는 생소한 직업을 가진 이랑주라는 이입니다.
대부분의 시장들이 100년의 세월을 견디지못하고 사라져가고 있음에도불구하고
수백년의 세월동안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지않고 있는 세계의 시장들을 탐방하며
우리의 전통시장이 그들처럼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때야하는지 답을 찾고 있습니다.
그녀가 찾은 수 세기를 이어져 아직도 시장의 역할과 기능을 다하고 있는 시장들을
생생한 사진과 각 시장들만의 살아남기 위한 비법들을 책 한 권으로 옮겼습니다.
바로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입니다.
책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합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시장들에 대한 글과 사진을 보노라면
모두 닮은 듯하면서도 다릅니다.
사고 파는 사람들의 생기, 사고 팔리는 물건들의 생기 넘침은 닮았으되
모두 각자만의 고유함은 다 다릅니다.
그것이 그 시장들의 비밀이 아닐런지요.
그들을 모델로 하여 우리 시장의 나아갈바까지는
그 분야의 무식쟁이인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시장구경 좋아하고 쇼핑 좋아하는 아줌마의 마음으로
수백년동안 수천수억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세계의 시장구경,
생생한 사진들 덕분에 시장 구경 한 번 잘했다는 느낌만으로도
이 책 참으로 매력으로 다가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