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가기 좋은 날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76
허은순 지음, 노인경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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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다 갈래요. 조금만 더요. 네?"

"소풍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엄마는 집에 제일 좋더라.

돌아갈 집이 있으니 소풍이 즐거운 거야."

참 알쏭달쏭한 말이다. 집하고 소풍하고 무슨 상관이람!

그래서일까. 오늘처럼 소풍 가기 좋은날,

엄마는 이곳의 즐거운 소풍을 끝내고,

하늘나라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소풍가기 좋은 날』이란 제목과

출판사의 책 소개를 읽는 순간 딱 떠올랐던 건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란 시였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로 시작되는 시를 읽을 때마다

죽음을 맞이하는 인생을 끝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의 소풍을 끝내고

가야할 집으로 가는 것처럼 묘사한 것이

참 애잔하면서도 아름답다 느꼈답니다.

저 역시 나중에 마지막을 맞이할 때

이 세상으로의 소풍이 참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생각했었지요.

그래서 이 책이 더 궁금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아이들을 주 독자로 한 이 책에선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죽음이라는 주제를 전달해줄 건지 말이에요.

천상병 시인의 시와 마찬가지로

이 이야기에서도 죽음이란 삶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 세상에서의 소풍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돌아갈 집이 있기에 소풍이 즐거운 것처럼

죽음 또한 우리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임을요.

그럼에도 죽음으로 인한 엄마와 아이의 이별은 정말 슬픕니다.

제가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고

아이 또한 아직은 엄마의 품이 고픈 나이라

쉽게 책 속의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이 된 탓인지

함께 책을 읽으면서 모두 내내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고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아이가 제 품으로 파고 듭니다.

"엄마 우리는 오래오래 이 세상 소풍 같이 하자.

엄마만 하늘나라 집에 일찍 가면 안돼.

하늘나라 집에 갈 땐 꼭 나도 같이 데려가줘."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저 또한

돌아갈 하늘이란 집이 있어 아름다운 이세상 소풍이라지만

우리 아이들과 오래오래 이 세상 소풍을 즐기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 소풍이 정말 아름답고 행복했다 말할 수 있음

더 금상첨화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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