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척
안보윤 지음 / 문예중앙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작가님은 이 소설을 슬프고 무서운 꿈이라고 하셨습니다.

손등과 입술에 절뚝거리는 구절들을 새겨 넣은, 어리고 가여운 사람들이

줄지어 걸어가는, 회복당한 불안이 그들을 뒤쫓는 슬프고 무서운 꿈이라 하셨죠.

저는 한 마디로 이 소설을 어린 가장들이 살기위한

짜고치는 고스톱같은 발버둥이라 말하고 싶네요.

근친살해이라는 사회적 문제로 시작되는 소설은

두 사람의 시선으로 진행됩니다.

어머니를 볼링공으로 살인한 장남 인근과

살인자의 동생이자 동시에 피살자의 아들이 된 인호.

처음엔 챕터마다 서로 다른 '나'으로 시작되는 두사람의 고백?이 낯설고 헛갈려서

챕터의 처음으로 돌아가 누구의 고백인지 쫓기에 바빴습니다.

그것도 처음의 몇 번...읽다보니 몇 줄만 읽어나가면

'나'가 누구인지 금방 짐작이 되더군요.

스스로 자신의 몸을 쪼개고 던져가며

돌아가신 아버지의 자리를 메꾸려 노력한 '나'의 이야기,

끝없는 늪으로 스스로 빠져들고 있음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나'의 이야기는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충분한 힘을 갖고 있음에도불구하고

여러 페이지에 걸친 교정, 편집의 실수가

이야기의 힘에 몰입할 수가 없게 하는군요.

처음엔 의도한 쉼표인가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의도는 커녕 이야기에 빠져드는데 방해가 되는 통에

책을 중간에 몇 번이나 쉬었는지 모르네요.

보통 이런 이야기는 밤을 새워서라도 한 번에 쭉

읽어내려가는데 말이에요.

제게 온 책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전체적 판본이 다 이지경이라면

홍보보다도 우선은 책을 새로 교정 출판할 필요가 있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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