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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다 죽는 게 인생은 아닐 거야
오건호 지음 / 나비소리 / 2024년 7월
평점 :

이렇게 살다 죽는 게 인생은 아닐 거야
펜 드로잉 에세이
책의 제목이 워낙 강렬해서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서 봤는데 펜 드로잉 에세이였다.
포르투갈로 여행을 떠난 저자가 일상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삶의 여유를 느끼며 보이는 풍경을 펜 드로잉으로 남겼다.
우리 인생에서는 남들이 보기에는 별것 아닌 어떤 작은 계기가 나에게는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아주 특별한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작가가 친구가 무심코 던진 "포르투갈은 예술가들의 도시래."라는 한 마디에 훌쩍 여행을 결심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그 여행에서 그가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드로잉과 함께 남긴 이 책을 읽으면서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걸 좋아해서 미대를 진학했고, 평생 그림을 그리며 살줄 알았는데 지금은 음악을 하며 살고 있다. 재주가 아까운 생각이 들어 요즘 펜드로잉을 취미로 하고 있는데 그 어느 때보다 즐겁게 하고 있다. 그림을 전공했을 때보다 더 말이다.(책 후반에 작가가 어렸을 때 미술을 배웠다면 어땠을까라고 써있는데 미술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처럼 그림을 즐기면서 그릴 수 있을거라 말해주고 싶다. ㅎㅎ)
어쨌든 책에서 말하는 요지는 결국 현실에 안주하지말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을 하자는 메세지를 은은하게 담고 있다. 회사원에서 작가로 인생의 변환점을 맞은 책의 저자처럼 말이다.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한번쯤은 하는 것 같다. '나는 지금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가.'
현실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마음에 품고 있던 어떤 꿈이 계속 간절함으로 남아 있을 때 불쑥불쑥 이런 생각들에 사로잡히게 된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쉼을 얻기 위함도 있지만 이렇게 흘러가던 인생의 걸음을 잠시 멈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있다보면 잊고 있던 감정이나 새롭게 시작해보고자 하는 욕구가 깅렬하게 올라오는 경험을 나도 했었다. 그리고 지금 그림을 그만두고 음악을 하고 있지만 ㅎㅎ
펜드로잉 에세이를 읽으면서 나도 내가 다니는 곳을 사진에 담을게 아니라 펜으로 직접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어딘가 여행을 가면 사진 찍기 바빠서 제대로 풍경을 눈으로 감상하지 못했는데 후에 사진을 보고 그리는 것도 좋지만 현장에서 드로잉을 하면 참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달에 다녀온 남해 사진 한 장을 꺼내 펜드로잉을 했다. 드로잉을 하면서 이곳을 방문했던 상황, 마셨던 음료, 가족과 함께 어떤 이야기를 나눴고 어떤 분위기였는지 하나하나 생각이 나더라.
드로잉을 하면 같은 것을 보더라도 더 관찰하게 되고 세세한 부분까지 눈에 담아 그림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나도 언젠가는 펜드로잉 한 것들을 모아서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