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의 발상과 기획은 매우 훌륭하다. 우리 시대에 있어 선비정신 같이 다시 한번 되새겨볼만한 정신이 또 있을까.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인 저자가 그런 발상을 하여 책을 냈다는 자체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그리고 선정된 인물에 대한 사진 자료는 매우 잘 수집, 편집되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에 대한 초상화, 묘소, 필적 등의 사진을 모두 담고 있어서 시각적인 효과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그 선정이나 내용에 있어서는 좀 아쉽다. 예를 들어 김정희 선생이나 우봉 조희룡이 선비로서 그렇게 꼽힐만한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오히려 그런 분들 보다는 조병세, 민영환 같이 항일운동을 한 분들이 더 선비 정신을 가진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 내용도 수박 겉 핥기식이다. 백과사전 보다는 좀 나을지 몰라도 나열식의 평면적 서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책의 주제가 선비 정신이라면 이분은 어떤 면에서는 선비 정신에 투철했고 어떤 면에서는 부족하였고 하는 식의 서술이 되어야 할텐데 그렇지 못하다.그리고 그 내용의 정확성도 의문이다. 예를 들어 추사 김정희 선생의 경우 시서화에 뛰어났다고 했는데 내가 알고 있는 한 김정희 선생은 글씨에는 단연 독보적이었으나 그림에는 능하지 않았다. 물론 난을 치는데는 우수했으나 산수화에는 그리 능하지 않았다. 이 책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에 실망도 큰지 모르겠지만 욕심 같아서는 조금 시각을 바꾼 책이 다시 개정판으로 나오면 좋겠다. 다만 나는 이런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축적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부기해 두고 싶다. 즉 이런 분야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일반인들의 경우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은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