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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는 대한독립을 위해 싸우는 외국인입니다 -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 외국인 독립투사들
강국진.김승훈.한종수 지음 / 부키 / 2025년 3월
평점 :
이번 달 광복 80주년 백일장 이벤트를 보고 대상 도서를 찾아보다가, 제목과 목차를 보고
'이 책이다!'
하는 느낌이 왔다. 지금까지도 정확한 신상은 물론 출신지조차 알 수 없다는 의열단의 유럽인 폭탄 제조가를 첫 주인공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그가 '마자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는 것으로 '마자르 인'들이 살던 헝가리라든지, 독일어를 쓰던 사람이라 독일 사람이라든지 당시 증언으로도 말이 갈리더라. 확실히 그의 합류를 기점으로 의열단이 쓰는 폭탄의 질이 달라졌다는 후문.
책을 읽어가면서 내용에 더더욱 빠질 수밖에 없었다. 마자르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활동을 돕기도 했던 아일랜드계 영국인 사업가 조지 루이스 쇼의 이야기가 나왔다. 이 사람 자체도 일본 혼혈이고, 본인 부자도 일본 여성과 결혼해서 3대가 일본 처가를 들였음에도 당시 일본에 맞서는 삶을 살았다는 것에 입이 떡 벌어졌다. 일제에 학대를 받는 조선인들의 모습이 당시 대영제국에게 학대받던 아일랜드인들의 모습과 겹쳐 보여 그랬다는 증언을 읽고 나서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리고 그의 일본인 아내 역시 남편의 활동을 도왔다는 것에 가슴이 턱 내려앉았다. 당시 표현으로 '비국민'으로 매도당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 임시 정부의 활동을 도왔다는 것이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도 많은 수의 외국인들이 대한 독립을 위해 애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기네 나라도 아니었다. 그냥 외면하고 편하게 살 수도 있었다. 독립 운동으로 꽃길이 보장된 것도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중도 포기자(?)의 이야기도 나온다. 그래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아니라 이 정도면 나름대로 할 만큼 했다는 관대한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도 일제에 협력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을 포함한 이 책의 외국인 독립운동가들이 끝까지 소신을 놓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8월을 마치며 깊이 고민해 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