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순간 나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목격하게 되었다. 아내가 진료실에서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남편이 아내의 말을 차분히 듣고서는 주섬주섬 가방에서 젤리를 꺼내 아내 입에 넣어주는 것이었다. 아내가 오물오물 젤리를 씹는 동안 남편은 아내에게 카디건을 입혀주고 짧은 포옹을 하고 가방을 챙겨 수납한 후 병원을 나갔다.
나는 그 모습을 쭉 바라보며 사랑은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다.

그 젤리는 인공수정에 실패한 후 시험관 시술을 앞둔 아내에•게 건네는 가장 말랑말랑한 위로 같았다. 그 어떤 사랑 표현•보다 야들야들하고 보드라워 보였다. 진심으로 함께 둘이서임신을 준비하는 부부의 모습이었다.
누군가 더 많은 중량의 고통과 과정을 겪어야 할 수밖에 없을 때 곁에서 기다려주고 젤리를 먹여주고 껴안아주는 것도함께 치르는 거니까. 사랑은 사실 젤리로 하는 게 아닌가. 마음 같아서는 그곳의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오물오물 젤리를•씹으며 잠시나마 달달한 시간을 보냈으면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