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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여자 - 일상에 도전하는 철학을 위하여
줄리엔 반 룬 지음, 박종주 옮김 / 창비 / 2020년 4월
평점 :
여자들이 이전보다 조금 더 나아진 시대를 살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더이상 여자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곳에서 살고 있나?
라고 물었을 때...
그렇진 않다. ^^;
아직도 종종 '여자'이기 때문에 편견을 갖고 보는 사람들이 있고,
여자이기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위험이 있고,
가장 근접 현실 속에서는 '택시'를 탈 때조차도 마음 편히 타질 못한다.
성차별적 발언을 하는 기사님들이 있고, 반말을 하기도 하셨고,
아이와 둘이 탔을 때, 말도 안하고 아이를 주무르기도 했다. ㅜㅜ
"생각하는 여자"
이 책은 '철학'에 관한 책이지만,
일상 속에서 여자들이 생각하고 사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사랑, 놀이, 일, 두려움, 경이, 우정 이라는 여섯 가지 주제를
각 주제에 맞는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저자의 이야기를 녹여내고 있다.
(인터뷰와 경험담의 콜라보라고나 할까?)
각 주제마다 생각할 질문들을 던지며
독자로 하여금 이들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되도록 안내한다.
그 질문은 아래와 같다
어떤 사람으로, 어떤 사람과 함께 살아갈 것인가?
우리에게 놀이를 허락하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
어떻게 스스로를 팔지 않고 일할 수 있는가?
여성은 두려움이라는 오랜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남성중심사회는 어떻게 여성의 배움을 억업했는가?
왜 흔들림 속에서 우정을 사유해야 하는가?
서사가 있고, 생각이 분명하고, 하고싶은 말이 있지만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목소리가 되어주는 일.
저자는 그 작업을 이 책을 통해 하고 있다.
여성 특유의 사고방식으로,
여성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녹여낸다.
예컨대, 자녀와의 관계 를 통해, 일하는 여성, 폭력가정에서 자란 딸 이라는 이름으로,
4장의 두려움 챕터에서는
여성과 어린이들은 직접적인 생활환경에 대한 통제권이
현저하게 부족하므로 두려움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종종 복잡한 문제다.
통제권은 결국 두려움과 연결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5장 경이 챕터에서는
여성과 어린이는 보통 역사적 기록에서 구조적으로 부재하기에
(강제적으로) 침묵당한 집단이라고 말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목소리를 되찾고,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엿듣는 것을 임무로 삼는 또 다른 여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평생을 공부하고 고민한 바를 펼쳐내는
전문가(학자) 여성들을 인터뷰해서 낸 책이지만
사실 이 책의 주인공을 그들만으로 한정할 수 없다.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지만,
그렇게 펴낼 수 없는 사람들.
그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여자들이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저 당연하다고, 그러려니 하고 편히 넘기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생각하는 여자들이라고 말한다.
사실 쉬운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못 읽을 책도 아니다. ㅎㅎㅎ
전문적인 용어나 이론이 나와서 도저히 이해가 안될 때는
그 부분만 살짝 넘겨도 금새 다시 이해가 된다.
또 책을 다 읽고 나면,
한 뼘쯤 똑똑해졌다는 뿌듯함을 얻을 수 있으니,
생각하는 여자들과 함께 연대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이글은 창비 출판사 서평단 공모에 지원하고 책을 제공 받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쓴 글임을 밝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