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켈러를 처음 접하다.

팀 켈러의 인생 질문 - 예수를 만나야만 알 수 있는 진리!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9년 8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팀 켈러’의 책을 처음 접하다

팀 켈러를 알았지만 그의 책을 접한 건 ‘팀켈러의 인생질문’이 처음이다.  

그가 베스트셀러 중의 한 명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와 마주 앉아 더 많은 대화들을 나누고 싶은 사랑스러운 존재로 다가왔다(실제로 어떤 성격인지 알 수 없으나..ㅋ). ‘팀켈러의 인생질문’은 말 그대로, 우리의 인생 가운데 한번쯤은 던져봤을 만한 묵직하고도 의미있는 질문들에 대해 예수그리스도의 만남을 통해 답을 찾아간다. 때문에 쉽게 쓱쓱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읽고 나면 근사한 레스토랑의 코스요리를 먹은 듯한 즐거움이 찾아온다. 이는 그가 프롤로그에 소개했듯이 인내와 깊은 사고를 통해 통찰을 얻은 덕분일 것이다. 이러한 통찰을 그와 같이 우리도 끊임없이 시도하고 말씀이 우리 가운데 충만하게 할 때, 더많은 인생질문 앞에 우리 또한 답을 발견하며 더 깊은 믿음 가운데 머물게 될 것을 기대하게 된다. 

“오래전 성경공부 인도자들을 위한 수련회에 참석했던 적이 있다. ...강사는 우리에게 마가복음 1장 17절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에게 이 성경 구절을 30분 동안 살피기를 요청했다. 5~10분이 지나면 본문을 완전히 파악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묵상과 연구를 멈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는 “이 구절에서 보거나 배운 바를 최소 30가지 이상 기록해 보십시오.”라고 말했다. 나는 10분 만에 기록하기를 끝냈고 홀가분한 마음과 지루한 마음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의 당부에 따라 의무감에 본문을 살피자 놀랍게도 기록할 것이 더 있었다. 시간이 다 되어 모두 한 자리에 모이자 그는 각자의 목록 중 가장 감동이 되었거나 유익했던 것에 표시하게 했다. 그리고 “최고의 통찰을 5분 만에 찾은 사람이 있다면 손들어 보세요”라고 말했다. 손을 드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 “25분은 어떻습니까?” 드디어 대부분이 손을 들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내둘렀다.” 

Part1. 예수와의 조우, 인생의 답을 얻다

예수님은 나다나엘, 니고데모와 사마리아 여인, 마르다와 마리아, 예수의 어머니, 막달라 마리아를 만나주시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질문에 그리스도로 답하신다. 

회의론자 나다나엘의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올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나다나엘이 나사렛을 향해 가지고 있던 교만과 편견을 드러낸다. 동시에 이 시대 안에 기독교를 향해 가지고 있는 교만과 편견을 드러낸다. 하나님은 강자가 아닌 약자를 들어 사용하셨고, 장자가 아닌 자들, 태가 닫힌 여인들을 통해 일하셨다. 수많은 사상체계는 성공한 강자를 위한 존재하지만, 복음은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을 예수그리스도께서 대신 하신 것이다. 

니고데모와 사마리아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기득층과 소외층이 있는 현 세상, 뭔가 잘못된 거 아닌가”라는 질문을 드러낸다. 팀 켈러는 사마리아 여인이 사회로부터 소외되어진 삶을 살고 있었고, 외적인 어떤 만족도 우리 내면의 만족을 줄 수 없음을 밝힌다. 예수님께서는 그녀의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채워주는 생수를 주실 수 있는 분이다. 그렇다면 니고데모는 어떤가? 그는 겸손한 자이며, 지식인이었고, 성공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도 예수님이 필요한 죄인이다. 기득층이든 소외층이든 모든 사람은 내적갈증이 있고, 그 갈증은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다. 오히려 우리를 더한 갈증으로 인도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죄인인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다. 

오빠 나사로의 죽음으로 슬픔 중에 있는 마르다와 마리아의 이야기를 통해 “신이신 예수가 인간의 슬픔을 알겠는가” 질문한다. 우리는 누구나 예수께서 나사로를 살리신 사건을 알고 있다. 이미 그 사실을 아는 우리는 예수께서 행하실 일, 곧 그들이 기뻐할 일이 있음을 주목하기 때문에 사람인 우리조차 슬픔에 잠겨있는 마르다와 마리아를 만났을 때, 그들의 슬픔을 위로하기 보단 얼른 그의 능력을 행하시길 재촉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러나 예수그리스도는 완전한 신인 동시에 완전한 인간으로 이 사건 속에 들어오신다. 어쩌면 인간인 나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으로 마리아를 위로하신다. 죽음을 이기시는 하나님께서 말이다. 

혼인잔치 사건 속에서 저자는 “답을 주러 온 것이 아니라 예수가 진짜 답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온 동네가 혼인잔치로 흥겨운 가운데 포도주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겼다. 명예가 중요시 되는 당시 사회에서 이것은 그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이곳에서 예수님은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기적을 행하셨고, 요한복음 2장에서 이 사건을 ‘첫 표적’이라 칭한다. 인간 내면의 악함, 죄를 가리기 위해 애쓰는 인생을 위해 예수님은 우리 죄를 홀로 지고 십자가를 감당하셨다. 예수님을 그 일을 가리키는 표적으로 혼인잔치에서 ‘정결의식에 쓰는 항아리’에 물을 채워 포도주로 바꾸신다. 우리를 정결케 하시고, 하늘 혼인잔치에 신부로 초대하시는 예수그리스도. 그 분으로 인해 우리는 어떤 어렵고 힘든 현실 속에서도 기쁨의 잔을 마실 수 있다.   

예수님의 부활을 가장 먼저 발견한 최초의 그리스도인 막달라 마리아의 이야기를 통해 “정말 부활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1세기 유대인들에게는 부활을 생각할 수도 믿을 수도 없었다. 오히려 불가능하다고 확신했다. 그런 유대인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받아들였던 것은 그것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었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증거들과 더불어 은혜로 믿음을 얻었다. 그리스도인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고, 새벽 무덤가에서 마리아는 예수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셨을 때,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Part2. 영원한 삶을 위해 당신의 구주, 예수를 만나라

팀켈러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악을 이기시고, 중보하시고, 온전히 순종하시며, 우리를 다스리고자 이 땅을 떠나시며, 우리를 위해 죽으시려고 하늘을 떠나신 이야기들, 복음의 핵심들을 더욱 깊이 다룬다.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시고, 광야로 이끌림을 받아 사탄에게 시험을 당하신다. 이 본문을 통해 저자는 적의 정체와 전쟁의 전선, 우리가 가진 최선의 방어를 드러낸다. 사탄은 추상적인 존재가 아닌 구체적 실제이며 우리의 삶에 깊이 들어와 있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받는 자녀이며 기뻐하시는 존재라는 사실을 흔든다. 이 확신은 우리의 능력의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사탄에 대하여 이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진리의 말씀’을 심령에 되새기는 것이 최상의 방어이며, 공격이다. 이미 승리하신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은 십자가 사역을 앞에 두고, 보혜사 성령님에 대한 언급을 하신다. 여전히 예수님이 누구신지, 그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을 위한 놀라운 계획이시고 선물이다. 성령님은 ‘대언자’로서 법률 상담자 즉, 변호사로서 역할을 하신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첫 대언자는 예수님이시며, 두 번째 대언자는 성령님이시다. 그리스도가 계시지 않다면 나는 나 스스로를 하나님 앞에 변호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창조주 앞에 무엇으로 나를 변호할 수 있을까? 나는 죄인이다. 그러나 예수그리스도의 공로로 나는 죄사함을 받는다. 하나님 앞에 가장 설득력있는 변호이며, 최상의 변호이다. 예수님은 하나님께 나를 대변하시고, 성령님은 나에게 말씀하신다. 책망하시고 도전하신다. 깊은 진리를 가르치시고 삶을 변화시키신다. 우리는 성령을 통해서만 예수님을 온전히 알 수 있다. 대언자이신 성령께서 지금 내게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 나는 아직 다 알 수 없다. 

죽음을 눈앞에 둔 예수님은 “내 마음이 매우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라는 말씀을 하신다. 우리도 때때로 “힘들어 죽겠다”라고 표현하는데 예수님의 표현은 실제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며 겪으신 고통은 그 자리에서 당장 죽을 것만 같은 괴로움이었다. 복음서의 저자들이 언급한 ‘이 잔’은 하나님의 사법적 진노를 의미한다. 즉 하나님의 부재라는 고문이다. 모든 순간에 하나님과 동행하시던 예수님은 그 순간 하나님의 부재로 인해 깊은 어둠 가운데 계셨다. 우리도 하나님의 부재를 고통으로 여기는가? 매순간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는가? 물고기가 물 밖에서 고통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듯, 우리의 영은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될 때 괴롭다 못해 죽어간다. 팀켈러의 표현을 따라 책을 읽어가다보면 철저히 죽음가운데 들어가는 예수님을, 고통 속에 절규하는 예수님을, 우리를 향한 사랑으로 끝끝내 감내하시는 예수님을 더 깊이 만나게 된다. 

예수님은 부활하시고 승천하신다. 그러나 그저 하늘로 들려 올라가시는 것이 아니라, 왕 위에 오르셨다. 영적인 대관식이랄까? 이제 예수님은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우주적인 영광가운데 들어가셨고, 그의 일하심 또한 우주적이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우리를 만나시고, 우리를 가르치시며, 우리를 위해 중보하신다. 이제 예수님은 승천하시어 우리 각 사람을 다스리신다.

마지막 장은 예수를 낳은 마리아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예수그리스도를 만나기도 전에 그에게 순복했다. 그러나 저절로 되어진 것은 아니다. 천사의 수태고지를 듣고 그녀는 그 내용을 이해하려 힘쓰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의 ‘의심’을 드러낸다. 부정적인 의심이 아닌 더 깊은 믿음으로 나아가는 의심... 팀켈러는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더 깊은 믿음으로 나아가도록 생각하고, 의심하라고 독려한다. 더나아가 그녀와 같이 순복하고, 공동체 안에서 소통하라고 도전한다. 

"기독교가 진리라면 기독교는 그저 수용해야 할 일련의 이성적 철학적 원리가 아니라 맺어야 할 인격적 관계다." p.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