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호지 1 - 일탈의 군상들, 개정증보판
시내암 지음, 이문열 평역 / 민음사 / 199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은 거의 가리지 않는 편이지만, 예전 학생 때의 난 짤막한 글은 좋아하지 않았다. 적어도 한 권에 하나만 들어있어야지 읽을만하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을 더욱 부추긴 책들 중 하나가 바로 이 '수호지' 이다.
내가 중학교 때 읽은 책이니까.... .. 11년은 족히 넘은 걸까? 표지도 그 당시 그대로, 하나도 달라짐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금새 알아보았다... ^^; 사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삼국지' 는 읽었는데, '수호지' 나 '서유기' 등은 읽지 않았다 한다. 하긴 주위 사람 중에 10권 이상의 시리즈를 읽은 사람이 거의 없기도 하지만 말이다.... ㅋㅋ 나두 책을 읽은 햇수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다지 많이 읽지는 못했다. 삼국지, 수호지, 토지, 태백산맥, 아리랑, 임꺽정, 장길산 등 .. 조금 더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러고보니, 학교를 졸업한 뒤엔 대하소설이라고 할 만한 것은 한 세트도 읽지 않았네.... 흠.. 반성...
암튼 난 이문열 님이 편역한 '삼국지' 를 읽기 전에 '수호지' 를 읽었다. 물론 그 전에 '삼국지' 를 접하긴 했지만, 고작 2권 짜리와 3권 짜리가 전부였고, 한 세트를 다 읽을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수호지' 가 손에 잡혀 읽게 되었고, 몇 권째인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게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매력에 전권을 다 읽고도 아쉬움을 느꼈다. 그래서 '삼국지' 까지 펼치게 된 것이다. 그만큼 '수호지' 또한 흥미로운 작품이다.
108명의 군웅들이 나오는데, 한 명을 주인공으로 삼고 나머지는 다 엑스트라처럼 다루었다면 정말이지 인물 소개가 지루했겠으나, '수호지' 에서는 한 명 한 명의 소개를 모두 스토리 있게, 비중을 두어 들어가고 있어 별 지루함 없이, 오히려 즐겁게 한 명 한 명의 호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양산박의 108 호걸에 관한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허구적 요소들을 가미한 이 작품은, 후반부에 비극적으로 끝난다는 점에서 황석영 님의 '임꺽정' 이나 '장길산' 과 비슷한 느낌이다. 아쉬우면서도 역사를 아예 왜곡해서 그릴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 그리고 그 비극적인 현실이 오히려 '끝이 늘어지지 않고 깔끔' 하다는 기분이 드는, 아이러니컬한 작품, 한 번 읽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