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묵시록 카이지 23
후쿠모토 노부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이 만화는 공포만화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나절에, 특히 여름 밤에 읽기에 제격인 만화다. 내가 그렇게 읽었고, 털이 쭈삣쭈삣 서는 공포감을 맛보았다.

사실 난 도박이란 거,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남들이 그렇게나 많이 하는 그 흔한 컴퓨터 게임도 난 거의 할 줄 모른다. 그런 내가 어쩌다가 이 만화를 만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무엇에 홀린 것마냥 책꽂이에서 이 책을 뽑아들어 한 장을 넘긴 순간부터 난 이 책의 마력에 빠져들었다. 아마 누구라도 그런 느낌을 가지리라 생각한다.

인간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그 상황에서 한 인간이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상황 속에서 '짐승'이 아닌 한 '인간'이고 싶어 울부짖는 한 영혼의 아픔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일반인들이 많이 하는 고스톱이나 포커 등의 도박을 예상하지 않는 게 좋다. 이 책을 편 당신은 매우 충격적인 내용의 도박을 보게 될 것이다. 내 목숨, 그리고 그것보다 더 귀한 내 존엄성을 걸고 하는 생사의 도박. 내가 카이지의 상황에 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생각해보면서 한 장 한 장을 넘겨가면 더욱더 긴장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아찔함을 맛보았다. 롤러코스터는 아찔한 가운데 짜릿한 맛이 있다. 저자는 그런 느낌을 독자들에게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니면 저자는 미치광이처럼 무언가 영감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저자는 천재일지도...

난 22권까지 모두 다 읽었고 이제 새로 나온 23권을 읽을 차례다.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여느 만화를 사는 데는 돈을 아끼는 나지만 이 만화는 소장가치가 있는 만화라고 생각한다. 슬램덩크가 그랬고, 아기와 나, 유리가면 등이 그랬듯이. 다른 사람들과 이 느낌을 나누고 싶은 기분에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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