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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선생의 기적의 다이어트
갱선생(이경윤)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평점 :
[리뷰의 숲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살이 찌는 일은 무척 당황스럽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원래 나는 많이 마른 체형이었다. 주변에서는 늘 “살 좀 쪄야겠다”는 말을 쉽게 했고, 나 역시 평생 체중 걱정은 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어른을 모시고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삶의 리듬이 완전히 달라졌다. 혼자 살 때는 대충 끼니를 때우거나 하루 한두 끼로 끝내는 날도 많았지만, 누군가와 함께 살게 되자 자연스럽게 하루 세 끼를 꼬박 챙겨 먹게 되었다.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반찬을 먹고, 후식을 먹는 평범한 일상이 내 몸에는 아주 천천히 변화를 만들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예전 옷이 맞지 않기 시작했고 몸은 눈에 띄게 무거워졌다. 뒤늦게 체중을 조절해보려 했지만, 삶은 내게 다이어트보다 더 급한 문제를 던져주었다. 암 진단이었다. 정신없이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는 동안 몸은 더 이상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겨우 치료가 끝나가나 싶을 무렵 또 다른 암이 찾아왔고, 그 시간들은 그야말로 버텨낸다는 표현밖에 할 수 없는 날들이었다.

그렇게 긴 치료의 시간을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건강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몸이 덜 아프고 오래 버틸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살을 빼는 목적보다 건강하게 먹는 법을 배워보려고 <갱선생의 기적의 다이어트>를 선택했다.
사실 나는 꽤 오랫동안 샐러드가 정답이라고 믿었다.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늘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샐러드였고, 풀만 먹으면 당연히 살이 빠지고 건강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샐러드를 열심히 먹는 사람들 중에도 체형 변화가 없는 경우를 자주 봤다. 특히 건강식을 즐긴다는 미국인들의 식단을 보면 커다란 샐러드가 빠지지 않는데도 비만 인구는 계속 늘어난다는 점이 늘 궁금했다.

이 책은 그 의문에 꽤 명확한 답을 건네준다. 생채소가 모두에게 무조건 좋은 음식은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마다 몸의 상태와 소화 능력,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음식은 누군가에게 약이 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 부분을 읽으며 꽤 큰 충격을 받았다. 건강식이라는 이름 아래 무조건적인 정답만 찾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우리가 너무 쉽게 믿고 있는 음식에 대한 선입견들을 하나씩 뒤집어준다는 점이었다. 식물성 기름은 무조건 몸에 좋고, 동물성 지방은 무조건 해롭다고 생각해왔지만 책은 그렇게 단순하게 나눌 수 없다고 말한다. 탄수화물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흔히 탄수화물을 살찌는 주범처럼 여기지만,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몸의 반응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차분하게 설명한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 책이 극단적인 방법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무조건 굶어라, 특정 음식만 먹어라 같은 방식이 아니라 자기 몸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건강은 유행하는 식단을 따라가는 일이 아니라, 내 몸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는 일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고 난 뒤 나는 음식 앞에서 조금 더 신중해졌다. 예전에는 살이 찔까 봐 무조건 덜 먹으려 했고, 건강에 다는 이유로 억지로 샐러드를 밀어 넣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 몸이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편안한지, 어떤 음식이 오래 피곤함을 남기는지를 천천히 살피게 된다. 물론 아직도 완벽하게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것은 아니다. 다만 적어도 이제는 무작정 굶는 것이 답이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갱선생의 기적의 다이어트>는 단순히 체중 감량을 위한 책이라기보다, 몸을 이해하는 방법에 가까운 책이었다. 암 치료 이후 건강을 다시 돌아보게 된 내게 이 책은 꽤 현실적인 질문을 던져주었다. 나는 지금 내 몸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 그리고 정말 나에게 맞는 음식을 먹고 있는가. 결국 건강은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고 자신의 몸에 맞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