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신화 2 : 신들의 왕 오딘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김민희 지음, 라임스튜디오 그림 / 아울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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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의 숲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펼치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색이다. 선명하고 예쁜 색감, 그리고 다채롭고 귀여운 캐릭터들. 아울북의 <북유럽 신화 2. 신들의 왕 오딘>은 표지부터 이미 "귀여운 캐릭터들이 풀어내는 신화"라고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북유럽 신화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비해 낯선 이름들이 많고, 세계관 자체가 묵직하고 서늘한 느낌이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낯섦을 오히려 재미로 바꿔버린다. 오딘의 과거, 미미르의 샘, 바나헤임과의 갈등, 그리고 로키와 펜리르로 이어지는 흐름은 북유럽 신화의 핵심 줄기를 자연스럽게 따라가면서도 장면마다 긴장감이 살아 있어 끝까지 손을 놓기 어렵다.



이 책은 신화를 단순한 정보의 나열로 보여주지 않는다. 이 책은 신화를 하나의 이야기로 경험하게 해준다. 그림과 연출이 생생해서 문자로만 읽을 때보다 장면이 훨씬 선명하게 그려지고, 문자가 적은만큼 한 컷의 그림에서도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학습만화라는 형식이 오히려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해준다.


특히 로키라는 캐릭터가 흥미로웠다. 신들의 편도, 완전한 악의 편도 아닌 그 묘한 경계 위에 서 있는 존재. 이 책에서 로키는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이야기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핵심 축으로 기능한다. 아이들 눈에는 그냥 장난꾸러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조금 더 읽다 보면 그 뒤에 깔린 복잡한 감정과 관계들이 슬쩍 드러나면서 묘한 여운을 남긴다. 우리가 영화 '토르' 시리즈에서 보았던 그 '로키' 말이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은 신들을 완벽하고 멀리 있는 존재로만 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딘은 지혜를 얻기 위해 눈을 내어주고, 선택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그 희생과 무게가 이야기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책을 덮고 나서도 북유럽 신화 특유의 차갑고 웅장한 여운이 오래 남는다.


이 시리즈가 마음에 드는 또 다른 이유는 각 권이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처럼 느껴지면서도, 읽고 나면 다음 권이 자연스럽게 궁금해진다는 점이다. 억지로 "다음 편도 사세요"를 외치는 방식이 아니라, 세계관 자체가 워낙 넓고 깊어서 독자 스스로 더 알고 싶어지게 만드는 구조다. 북유럽 신화가 처음인 아이라면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히 입문할 수 있고, 이미 조금 알고 있는 아이라면 알던 것들이 연결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사실 신화라는 장르는 어른이 읽어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낯선 고유명사와 복잡한 계보,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버전들이 뒤섞이다 보면 어디서부터 읽어야 할지 막막해지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꽤 영리하게 만들어진 입문서다. 어렵지 않게, 하지만 가볍지도 않게. 신화의 핵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읽는 사람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균형을 잘 잡았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 책은 북유럽 신화의 문을 가장 친절하고 재미있게 열어주는 입문서다. 신화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도 좋지만, 북유럽 세계관의 뿌리를 가볍게 훑어보고 싶은 어른 독자에게도 충분히 권할 만하다. 학습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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